[기억기관이야기] 구로다 기념관: 일본 근대 회화의 아버지…건물 자체가 근대 유산

도서관닷컴 승인 2022.08.19 17:39 | 최종 수정 2022.08.19 17:42 의견 0

도쿄의 우에노 문화지구를 거닐다 보면 아르누보풍의 고색창연한 장식을 한 아름다운 건물을 만나게 된다. 바로 '구로다 기념관'이다. 이곳은 일본 근대 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구로다 세이키가 유산 일부를 일본의 미술 진흥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그의 유언에 따라 1928년 준공된 건물로, 그 자체가 근대 유산으로 지정된 미술관이다.

구로다 세이키는 1884년 18세에 법률 공부를 위해 프랑스 유학을 갔다가 이후 미술에 심취해 1893년 27세에 귀국, 이후 도쿄미술학교(현 도쿄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작품을 남겼다. 당시 밝은 빛 표현이 생소했던 일본 서양화풍에 인상파적 시각의 색들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개념을 과감한 나체로 표현하는 등 미술계에 충격과 변혁을 가지고 왔다. 이후 귀족원 의원, 제국미술원 원장을 역임하면서 미술행정가로도 활동했다.

구로다 사후 1930년(쇼와 5년), 미술에 관한 학술조사연구와 연구자료 수집을 목적으로 이 건물에는 '미술연구소'(현 도쿄문화재연구소의 전신)가 설치됐다. 이후 연구소가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현재는 국립박물관 소속 구로다 기념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구로다의 업적과 대표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어 정기적으로 구로다의 그림, 소묘 등을 중심으로 한 전시를 하고 있다.

특히 2015년 대표작인 <독서(讀書)>(1891년), <마이코(舞妓)>(1893년), <지ㆍ감ㆍ정(智ㆍ感ㆍ情)>(1899년), <호반(湖畔)>(1897년) 등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실을 새롭게 설치했다. 전시실은 연 3회로 연초, 봄, 가을에 각 2주씩 공개하고 있어 우에노를 산책하는 시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

글·사진=박미향 와세다대 방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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