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기관이야기] 시부야 쇼토미술관: 독특한 설계…시민들 예술 소통의 장

도서관닷컴 승인 2022.08.22 18:07 의견 0

시부야 쇼토미술관(shoto museum of art)은 일본 도쿄도의 시부야구 조용한 고급주택가에 1981년부터 자리 잡은 아름다운 구립미술관이다. 건물 자체가 특별하다. 이곳은 1920년대 유럽에서 유학해 독일과 러시아의 철학을 공부한 독특한 경력의 건축가인 시라이 세이치(1905~1983)의 설계로 건축됐다. 세이치는 자신이 쓴 책을 포함해 많은 책의 제본을 디자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술관은 화강암의 외벽과 계단, 지하 분수가 인상적이다. 회화와 조각 등 다양한 분야와 시대에 걸친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기획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소규모 기획전으로 시부야구와 인연이 깊은 작가들의 전람회 등을 개최하면서 구민을 포함해 도쿄시민을 위한 열린 예술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2021년 미술관개관 40주년을 기념해 '시라이 세이치 건축입문'이라는 주제로 큰 전시를 기획했다. 가을특별전으로 19세기 유럽에서 유행한 '에프터눈 티(afternoon tea)' 관련 미니찻잔 컬렉션을 전시했다. 당시 중국의 도자기 수입이 막히면서 일본 도자기의 해외수출이 활발해지며 국제적 인지도를 얻던 시기였다. 그때의 일본 찻잔들과 연관지어 영국과 독일에서 왕실 도자기로 부상되던 도공들의 명품 찻잔들을 비교 전시했다.

2022년 봄에는 나라국립박물관과 협력해 'SHIBUYA에서 보는 불교미술'이라는 제목으로 부처와 관련한 박물관 소장품을 선별해 전시했다. 이 전시는 코로나19로 몇 년간 고도(古都)여행을 못 간 도쿄인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줘 많은 관심을 받았던 행사였다.

글·사진=박미향 와세다대 방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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