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명언] 카이사르 "주사위는 던져졌다"
도서관닷컴이 전하는 명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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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1 17:27 | 최종 수정 2022.11.1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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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을 걷기로 했다. 왕복 약 4km의 거리. 꽃길을 걷다보면 길이 회오리처럼 감기는 산길이 된다. 쌓인 피로가 누적돼 몸이 천근만근의 무게가 되어서다. 뒤돌아보면 한참을 왔고 갈 길도 반이나 남고. 이럴 때 다잡듯 떠오르는 말이 "주사위는 던져졌다"이다. 낙장불입, 이미 던진 돌. 앞만 보고 걷자.
'세기의 영웅'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 기원전 100~44). 영어로는 '시저'라고 부른다. 황제를 칭하는 러시아의 차르(Czar), 독일의 카이저(Kaiser)는 모두 카이사르에서 유래했다. 카이사르는 기원전 49년 1월 루비콘(Rubicon) 강을 건너며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는 불멸의 명언을 남겼다. 라틴어로는 "알레아 약타 에스트(alea iacta est)"이지만, 일부에서는 그가 그리스어로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은 '운명의 톱니바퀴는 굴러가기 시작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루비콘 강은 카이사르가 담당한 속주의 경계선에 있는 강. 물을 헤치며 건널 수 있을 정도의 얕은 강이다. 로마 국가와 키살피나 속주의 경계이긴 했지만 상징적인 국경이나 마찬가지였다. 총독은 원로원의 허가 없이 병력을 인솔하고 자기 속주를 벗어날 수 없다. 이것이 당시 로마법이었다. 무장한 채 강을 건너는 그 순간 카이사르는 반란을 일으킨 것이 된다. 이는 조선시대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과 유사했다.
카이사르는 기원전 60년 폼페이우스, 크라수스와 함께 1차 삼두 정치를 실시하고, 그 후 8년 동안 갈리아(오늘날의 프랑스, 벨기에, 북이탈리아 일대) 정복에 전념했다. 그런데 크라수스가 원정 중에 죽자 원로원은 폼페이우스와 손잡고 카이사르를 제거하려 했다.
카이사르는 강물을 보면서 한동안 무겁고 착잡한 심정에 잠겼다. 카이사르는 참모들에게 사생결단의 각오로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이 강을 건너면 인간 세계가 비참해지고, 건너지 않으면 내가 파멸한다. 나가자 우리의 명예를 더럽힌 적이 기다리는 곳으로…. 주사위는 던져졌다!"라고 일갈을 날렸다. 교주의 외침에 병사들도 일제히 우렁찬 함성으로 원팀이 되어 루비콘 강을 건너며 새 역사를 썼다. 기원전 49년 1월 12일, 카이사르가 50세 6개월 되던 날 아침이었다. 루비콘 강을 건넌 카이사르는 전투에서 승승장구하며 로마의 지배권을 손아귀에 쥐게 된다.
카이사르의 연극은 비극적으로 마무리됐다. 기원전 44년 2월 종신 독재관에 취임했지만, 불과 한 달 후인 3월 15일 카이사르의 양자인 브루투스에게 암살당했다. 카이사르는 칼에 찔려 쓰러지면서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통한의 명언을 남겼다.
세상사 살다보면 주사위를 던질 때가 많고, 종종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힐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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