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위즈덤하우스 위픽(단편소설) 시리즈로 출간됐다. 뒷 부분에 20여 페이지 분량의 '작가 인터뷰'를 실었다.
팬데믹으로 거리가 고요할수록 북적이는 메타버스 프랫폼 '미러라클'. 이곳 '미러라클 동그라미도서관'에 명예관장 아바타 사서 '동그리'가 있다. 기간제 사서 '정아'는 꿈을 이루고자 전공을 그만두고, 아무도 찾지 않는 가상세계의 도서관에 사람들을 불러 모았지만 계약 연장이 불가하다는 소식을 듣는다. 다시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고, 명예 관장 자리를 물려받은 정규직 사서 '영지'는 찾는 사람이 줄어드는 미러라클 도서관에서 정아의 흔적을 쫓는데……. 무심코 정아가 던진 한마디가 영지의 고요한 마음을 휘젓자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감정들이 떠오른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사서 고생을 하려는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져가는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도서관을 밝힌다.
내가 늘 골몰하는 질문 중 하나를 사서라는 직업을 통해 들여다보았다. 왜 어떤 사람들은 '굳이' 어떤 일을 할까. 애를 쓰지만 티는 안 나고, 누가 알아주기보다는 알고 싶어 하지도 않고, 힘은 무척 들면서 보상은 적거나 아예 없는 일들을. 이를테면 생의 마지막 날에 한 그루 사과나무 심는 것과 같은 일을. "너는 왜 사서 고생을 하니?" 같은 말이나 듣는 일을 선택하고야 마는 걸까._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 조우리는 2011년 단편소설 '개 다섯 마리의 밤'으로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소설집 '내 여자친구와 여자 친구들', '팀플레이', '디카페인 커피와 무알코올 맥주', 연작소설 '이어달리기', 장편소설 '라스트 러브', '오늘의 세리머니'. '당신의 자랑이 되려고' 등을 펴냈다.
김규회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