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에서 바라본 모습. 나선형 구조로 되어 있어 달팽이 도서관으로도 불린다.

경기 도민의 숙원이었던 경기도서관(관장 윤명희)이 지난 10월 25일 마침내 문을 열었다. 이 도서관은 연면적 약 27,775㎡(지하 4층·지상 5층, 약 8,400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로,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넓다. 특히 전국 광역 및 시·도 공공도서관 가운데서는 단연 으뜸을 자랑한다.

입지 또한 뛰어나다. 경기도청, 광교호수공원, 대형 백화점이 모여 있는 경기융합타운 중심부에 자리해 자연스럽게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접근성도 좋아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4번 출구로 나오면 곧바로 도서관을 마주할 수 있다.

올해 말까지 시범 운영을 거친 뒤 내년 1월 정식 개관할 예정이나, 이미 입소문을 타 2만2,000여 명이 방문했다. 한 이용자는"도서관에 들어서는 순간 거대한 원통형 건물을 보고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며 "우리 지역에 이런 멋진 도서관이 생겼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천연 이끼인 '스칸디아 모스'를 사용한 친환경 도서관. 아래는 현수막으로 활용하기 위한 미디어 월이고, 그 위로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을 표현하고 있다.

나선형 구조와 창의적 공간 구성

개관 초기 장서 부족 문제를 보완하고자 경기도서관은 윌라 앱을 통해 오디오북과 전자책 서비스를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반을 강화했다. 공간 구성도 창의적이다.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나선형 구조는 이용자가 각 층을 편안하게 이동하며 머무를 수 있게 돕는다. 폐자재로 만든 가구와 천연 이끼, 풍부한 자연 채광은 '친환경 기후도서관'이라는 콘셉트를 공간 곳곳에서 실감하게 한다.

2층부터 4층까지 이어지는 경사형 구조는 유모차와 휠체어의 이동을 배려한 무장애 설계가 특징이다. 커다란 통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은 밝고 쾌적한 독서 환경을 조성한다.

지하 1층의 '창의의 공간'에는 책공방과 플래닛 경기홀이 마련돼 있어 디지털 콘텐츠 제작과 독서 활동을 지원한다. 전문 장비를 갖춘 영상·음향 스튜디오(유튜브·팟캐스트), 안무·무용 등을 위한 액티브 스튜디오, 청소년과 가족에게 인기가 높은 게임존(닌텐도·플레이스테이션) 등 다양한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2층 '포용의 공간'에는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베트남어 등 22개 언어 도서가 비치돼 있어 외국인 이용자도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청년기회스튜디오'는 웹툰·애니메이션·웹디자인 등 디지털 콘텐츠 분야 창작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위한 전용 작업 공간으로 구성됐다.

지하 1층 창의의 공간(AI 스튜디오)

Chat GPT,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를 경험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공간. 20여 종의 유료 AI 플랫폼이 무료다.

AI 기반 서비스로 여는 미래형 도서관

경기도서관은 첨단 기술과 자연을 결합한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를 도입하며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대표적으로 'AI 스튜디오', 'AI 독서토론실', 'AI 북테라피'가 있다. 특히 'AI 북테라피'는 아이의 그림을 분석해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도서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많은 관심을 받는다.

이처럼 경기도서관은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지역 사회, 기술, 문화가 연결되는 새로운 형태의 지식 문화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민들에게 정보와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환경을 고려한 미래지향적 학습 환경을 제공하며 창의적 사고를 촉진하는 공간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평생학습을 지원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모범적 공공도서관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김희순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