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신문 '도서관닷컴'이라는 배를 세상의 바다에 띄운 지도 어느덧 4년이 흘렀다. 시간은 화살처럼 지나갔고, 그 궤적만큼 세월의 무게만 더해졌다.
이 정도 시간이면 어느 정도 항로가 안정될 것이라 기대했건만, 현실은 냉혹했다. 기회는 결코 우연의 옷을 입고 찾아오지 않았다. 낚싯대를 던진다고 물고기가 곧장 미끼를 무는 게 아니듯, 목적지는 여전히 아득하고 여전히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기분이다. 매년 새해마다 각오를 새로이 다졌으나, 현실의 진도는 꽉 막힌 도로처럼 답답하기만 했다. 그럼에도 다행인 것은, 도서관닷컴의 항해 의지만큼은 파도에 깎이지 않고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이다.
33년의 신문사 경력, '숙제'를 위해 쏟아붓다
늘 도서관계에 전문 뉴스 매체가 없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웠다. 과거 한국도서관협회 홍보전략위원장 시절, 도서관 전용 미디어의 필요성을 핵심 과제로 제안하기도 했으나 주변 여건의 벽에 부딪혀 끝내 결실을 보지 못했다. 그 미완의 과제는 늘 마음 한구석에 부채감으로 남아, 언젠가는 해내야 할 숙제처럼 나를 따라다녔다.
도서관학(현 문헌정보학) 전공자라는 일말의 인연, 그리고 신문사에서 보낸 33년의 세월. 나는 이 두 가지를 '도서관 신문'을 일구는 마중물로 삼기로 했다. 이 독특한 이력이 매체 창간에 적격이라는 믿음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몇 해 동안 구상이라는 이름으로 뜸을 들였다.
실행은 언제나 한순간의 결단이다. 어느 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다짐과 함께 도서관닷컴이라는 배를 진수했다. 2021년의 일이다. 출발은 희망찼다. 타깃 독자층, 킬러 콘텐츠, 연차별 로드맵 등 아이디어가 샘솟았고 의욕이 하루를 가득 채웠다.
1인 미디어의 냉혹한 현실, 안개 속을 걷는 마음
초기에는 7개의 카테고리를 퍼즐 맞추듯 기사로 채우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닷컴 ○○○기자'라는 호칭은 마치 낯선 타국 땅에 발을 디딘 것처럼 생경했다. 그 이름이 몸에 익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머지않아 큰일은 상상이나 명분으로 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인터넷 신문 운영자라는 명목하에 매달 수십만 원의 쌈짓돈이 빠져나갈 때면, '이러다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운영비를 조달할 자생적 시스템 없이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초창기 사업계획서를 다시 꺼내 밑줄까지 그어가며 읽어보았지만, 확신을 줄 만한 동그라미 대목은 보이지 않았다. 안개 속을 걷는 듯 막막했다. 그럴수록, 시련 없이 자라는 나무는 없다는 교훈을 마음 깊이 새기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1인 미디어의 가장 큰 고충은 단연 '기사 조달'이다. 마감은 오롯이 발행인이자 편집인인 나의 몫이다. 대가 없는 원고 청탁은 상대에게 책임이 아닌 선택일 뿐이기에, 현실적으로 양질의 글을 꾸준히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수익 구조 마련은 생존의 문제다. 콘텐츠가 쌓여야 독자가 모이고, 독자가 모여야 광고가 붙는 법인데, 평생을 서생(書生)으로 살아온 내게 비즈니스적 수완은 부족하기만 했다. 책상에 앉아 '콘텐츠(닭)가 먼저냐, 광고(달걀)가 먼저냐'는 공허한 고민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설렘을 배달하는 책봉투, 항해를 잇게 하는 동력
그렇다고 소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책과의 만남'이 주는 마음의 풍요가 크다. 매주 정해진 요일에 배달되는 신간을 마주할 때면 소풍을 앞둔 아이처럼 설렌다. '수택(受澤) ○○○ 대표님'이라 적힌 봉투를 받으면 마치 기다리던 편지를 받는 기분이다. 포장을 풀어 표지를 확인하고 첫 장을 넘길 때면 병아리 감별사처럼 가슴이 뛴다. 이 책을 세상에 내놓은 출판사의 노고를 생각하며 어떻게 보답할지 고민한다. 신간 소개 지면을 늘리고 타 매체에 책을 연결하는 노력 역시, 도서관닷컴에 온 책들이 더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파랑새는 곁에 있다, "The Show must go on"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을 나직이 읊조려 본다. 4년이라는 시간이 쌓였음에도 동력은 여전히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주저앉을 생각은 없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격언을 소환해 본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 신박한 미지의 길이 분명히 있기에 도서관닷컴의 여정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파랑새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곁에 있을지도 모른다.
다가올 2026년에는 배의 노를 함께 저어줄 든든한 응원군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그들과 함께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다. 도서관닷컴이라는 배에 동승할 우군(友軍)은 언제든 환영이다.
"도서관닷컴, 이름이 참 좋네요. 분명 잘될 겁니다."
그 한마디를 들을 때마다 엔도르핀이 돌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 시작이 반이라면, 나에게는 이 '좋은 이름'이 이미 절반의 성공이다. 나머지 절반을 채우기 위해 나는 오늘도 묵묵히 달려갈 것이다.
도서관닷컴의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The show must go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