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지식과 기억을 품어온 레전드급 유산들이 책장을 넘어 세상 밖으로 나온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김희섭)은 개관 80주년을 맞아 특별전「나의 꿈, 우리의 기록, 한국인의 책장」을 10월 15일(수) 오후 3시, 본관 1층 전시실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도서관이 80년 동안 수집·보존해 온 국가장서 중 국보, 보물, 초판본 등 210여 종의 귀중한 자료를 23개의 시대별·주제별 책장으로 구성해 시대에 따라 변화해 온 한국인의 독서 문화를 한눈에 조망한다.
시대별 책장은 △1부 '왕조시대' △2부 '근대 전환기' △3부 '새나라 새출발' △4부 '산업화와 민주화' △5부 '정보화와 세계화'로 나뉜다. 또한 주제별 책장은 △'요리사의 책장' △'과학자의 책장' △'음악가의 책장' △'책장 속의 의사' △'디자이너의 책장'으로 꾸며져 직업과 세대, 감성의 스펙트럼을 따라 책과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특히 전시 개막일에는『동의보감』(국보·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원본이 2009년 이후 16년 만에 공개되며, 보물『석보상절』과『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의 원본도 처음으로 일반에 선보였다. 이후 전시 기간에는 이들 자료가 영인본으로 교체돼 공개된다.
아울러『소년』,『청춘』,『별건곤』등 잡지 창간호와『윤동주 시집』,『백범일지』 등의 초판본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세계적인 e스포츠팀 T1(티원) 소속 선수들이 직접 고른 애독서를 담은 'T1의 책장'이 마련돼 있다. 최현준(Doran), 문현준(Oner), 이상혁(Faker), 이민형(Gumayusi), 류민석(Keria)의 다섯 명이 자신에게 영감을 준 책들을 공개하며 청년 세대의 감성과 가치관을 공유한다. 이를 통해 게임을 넘어 확장되는 스토리텔링과 문화콘텐츠의 가능성을 함께 조명한다.
'한국인의 책장' 전시를 기획한 김정은 서기관은 "과거에는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던 책이 이제는 백성을 위한 위민(爲民)의 지식, 책과 함께하는 여민(與民)의 문화, 스스로 기록하고 표현하는 시민(市民)의 시대로 이어졌다"며 "다양한 책장이 모여 국립중앙도서관이라는 거대한 서사를 이루듯, 이번 전시가 국민의 꿈과 기록을 함께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책으로 본 한국인의 80년'을 되새기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독서 문화를 잇는 상징적 무대가 될 전망이다.
김규회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