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힘』은 소설가 박완서를 비롯해 가수 션, 변호사 강지원, 김성수 주교, 아나운서 이금희, 이해인 수녀, 김정주 넥슨 창업주, 이지선 교수, 시인 정호승, 원택 스님 등 푸르메재단과 함께 걸어온 20인의 삶을 통해 '경청', '공정', '정의', '나눔', '감사' 라는 우리가 종종 놓치고 살아가는 삶의 진정한 가치를 전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이웃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내어놓고, 시간과 열정을 바쳐 온 이들에게 보내는 헌사이자 각자의 자리에서 선한 영향력을 퍼뜨려온 사람들에 대한 깊은 찬사다.
푸르메재단은 저자의 아내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큰 부상을 입은 뒤 받은 피해보상금 약 11억 원과 국내 최초 하우스맥주 회사 '옥토버훼스트'의 지분 등을 마중물로 삼아 2005년 설립됐다. 재단은 어린이 재활센터, 장애인 전용치과, 장애인이 일하는 농장과 카페 등 '희망'을 좇으며 지난 20년간 꾸준한 여정을 이어왔다. 2007년 국내 최초의 민간 장애인 치과인 푸르메치과를 연 것을 시작으로, 2012년 푸르메재활센터, 2016년에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개원하며 재단의 꿈이 현실이 됐다. 이러한 '기적'의 뒤에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마음을 모은 사람들의 연대가 있었다. 어린아이의 작은 손길부터 기업의 고액 기부까지, 수많은 이들의 참여가 모여 푸르메재단이라는 큰 숲을 이뤘다. 특히 어린이재활병원 설립 이후 국가 차원에서도 움직임이 일어나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들이 곳곳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더불어 푸르메소셜팜과 무이숲은 우리 사회에 장애인 일자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또 하나의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 '희망의 나무를 심은 사람들'에서는 푸르메재단의 기틀을 다져준 이들을 조명한다. 2부 '우리 모두가 기적입니다'에서는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400억 원을 모았던 지난하고도 감동적인 과정을 담았다. 마지막 3부 '인생은 농사와 다르지 않습니다'에서는 발달장애 청년들의 미래 터전이 될 스마트팜 설립을 위한 도전과 노력을 다뤘다.
저자 백경학은 CBS·동아일보 기자, 국내 최초 하우스맥주회사 '옥토버훼스트' 대표를 지냈다. 독일 뮌헨대에서 독일 통일을 연구하던 중, 귀국 전 영국으로 떠난 자동차 여행에서 아내가 큰 교통사고를 당한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도 환자 중심의 재활병원이 필요하다는 꿈을 품게 됐다. 이후 시민 1만 명과 넥슨을 비롯한 500개 기업의 기부금을 모아 2016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했다. 지은 책으로는 『유럽 맥주 여행』 『효자동 구텐 백』, 『누구나 일하고 싶은 농장을 만듭니다』(공저) 『보통의 삶이 시작되는 곳』(공저) 『장애인 복지 천국을 가다』(공저)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 『꼬마마녀』, 『꼬마 유령』, 『독일 통일 백서』(공역) 『경영자 본능』(공역) 등이 있다.
"절대로 부자가 앞장서 가난한 사람을 돕지 않습니다. 겨우 살 만하거나 조금 부족한 사람이 베푸는 법이에요. 한 번 거절당했다고 낙담하지 마세요. 열 번 전화해야 한 번 만날 수 있고, 열 번 만나야 겨우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오늘 잘 설명했으니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셈이에요." 주교님은 그렇게 저를 위로하셨습니다. 살아가면서 선한 기운을 주는 분이 곁에 있다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평생 인내와 겸손으로 살아온 김성수 주교님을 뵐 때마다 저도 당신에게 전염돼 조금씩 얼굴이 붉어지고 머리가 숙여집니다. 당신이 계셔서 참 다행입니다. _37~38쪽
김규회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