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서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도서관은 왜 필요할까.

이 책은 미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등에서 도서관이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해 왔는지를 살펴본다. 또한 도서관의 성장이 국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도서관과 사서의 실제 역할을 깊이 있게 다룬다. 아울러 AI 시대의 도래와 지역 소멸로 인한 '도서관 위기론'을 분석하고, 소외된 도서관 정책을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에 대한 해법도 제시한다.

도서관이 풍부한 사회는 고유한 문화적·경제적 힘을 만들어낸다. 1717년, 17세의 나이로 집을 떠나 필라델피아에 정착한 벤저민 프랭클린은 인쇄공으로 일하며 동료들과 '준토(Junto)'라는 독서 모임을 결성했다. 오늘날 '회원제 도서관'의 시초가 된 이 모델은 빠르게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고,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이 독립을 향해 나아가는 데에도 중요한 기반이 됐다. 또한 마을의 작은 도서관은 소년 노동자였던 앤드루 카네기가 세계적인 강철 재벌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도서관을 확충하지 않으면서 장기적인 경제 번영을 누린 나라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역설적으로 군사정권 시기에 도서관 건립이 급증했다. 1960년 18개에 불과했던 공공도서관은 박정희 시대에 119개로 늘었고, 전두환 정권을 거치며 232개로 증가했다.

경제학자 우석훈은 외부자의 시선으로 도서관을 면밀히 관찰한다. 그는 도서관의 경제학적 파급효과에 주목하고, 도서관만이 지닐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분석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도서관을 중심으로 '따뜻한 자본주의'를 실현할 가능성을 발견한다. 『88만원 세대』로 잘 알려진 그는 『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 등 사회경제 분야의 저서를 꾸준히 써왔다.

한국의 10대가 도서관과 관련되어 평생 가지고 갈 즐거운 추억 한두 개 정도는 만들고 어른이 되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생겼다. 즐겁고 재밌는 일은 차고 넘친다. 그래도 도서관에 관한 즐거운 추억은 인생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국에 사는 누구에게나 도서관은 가장 쉽고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공유지다. _377쪽

김규회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