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바벨탑 공화국』 (2019)
(인물과사상사 / 284쪽 / 1만5000원 / 2019년 2월 11일 초판 1쇄 발행 / 2019년 2월 26일 초판 2쇄 발행)
□ □ □
강준만 교수의 저서 『바벨탑 공화국』은 현대 한국 사회의 복잡한 욕망과 갈등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이 책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특히 개인의 욕망이 사회 구조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조명한다. 강 교수는 한국 사회를 '바벨탑'에 비유해 각 개인이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경쟁하는 모습을 묘사한다. 이러한 경쟁은 종종 사회적 불평등과 갈등을 초래하며, 결국 사회 전체의 통합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저자는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상, 예를 들어 경제적 불평등, 정치적 부패, 문화적 갈등 등을 통해 욕망이 어떻게 사회적 문제로 발전하는지를 설명한다. 그는 이러한 문제들이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나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요인에 의해 심화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강준만 교수는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개인의 욕망을 조절하고,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의 욕망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를 통해 보다 건강한 사회를 구축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결국, 『바벨탑 공화국』은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며,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구조 간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는 중요한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문제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 □
서열 의식이 한국 못지않은 일본만 해도 중소기업의 연봉은 대기업의 80퍼센트를 넘지만, 한국은 겨우 절반 수준이다. 사회적 대접까지 돈으로 환산한다면 절반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일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 간의 임금은 최대 4.2배 차이가 난다. 이게 바로 한국의 청년 실업률이 일본의 2배가 넘는 결정적 이유다. p12
의자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은 치열한 정도를 넘어 살벌하다. 공무원 의자를 보자. 2017년 6월 서울을 제외한 7개 시와 9개 도의 9급 지방공무원을 뽑는 공채 시험엔 22만 명이 몰려들어 평균 경쟁률 21.4대 1을 기록했다. 서울시 9급 공무원 공채 시험에 1,514명을 뽑는데 12만 4,954명이 몰려 평균 8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8년 4월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에 15만 5,388명이 응시해 4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런 공시생 규모는 44만 명으로 추정된다. (...) 우리 시대의 잉여는 풍요가 아니라 양극화로 대변되는 격차와 집중의 산물이고, 무너지고 있는 중간층의 잔해 속에서 태어난 것이며, 좌절한 이상주의자이기는 커녕 이상이라는 것이 사라진 시대에 나타난 것이다.(최태섭 『 잉여사회 : 남아도는 인생들을 위한 사회학 』(웅진지식하우스, 2013) 21p) pp13~14
초집중화는 '전쟁 같은 삶'의 근본 원인이다. 초집중화는 사회를 위계적으로 피라미드적으로 엘리트적으로 분획적으로 조직하는 구조를 재생산하기 쉽다. 이것은 향리적, 특수주의적 연줄 사회와 후원자-고객 관계를 강화시킨다. 초집중화는 사회 각 부문에서 그리고 사회의 여러 수준에서 '엘리트되기의 문턱'을 넘어서는 경쟁의 치열함과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의 가혹화를 부추김으로써 한국인들의 삶을 황폐하게 만든다.(최장집) pp29~61
불로소득으로 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그걸 약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게 예외가 아니라 주요 사회적 흐름으로 구조화되어 있다면 그건 약탈이다. (···) 2017년 3월 경실련은 1988년 이후 지난 30년 동안 노동자 임금 증가분과 서울 강남·비강남권 아파트 가격 상승액을 비교한 결과를 밝혔다. 노동자 대투쟁이 본격화할 즈음인 1988년 노동자 평균 임금은 월 36만원(연 430만 원)이었고 2016년에는 월 241만 원(연 20895만 원)으로 29년 사이 5,7배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비강남권 아파트값은 4억 6,193만 원, 강남권 아파트는 10억 6,267만 원 올라 임금 상승치에 비해 가각 18.7배, 43.1배 뛰었다. 30년 전 임금에 견주어보면 강남권 아파트값은 264배, 비강남권은 126배 오른 셈이다. (···) "빈곤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다"는 울리히 벡 (1944~2015)의 재치 있는 표현을 원용하자면, 바벨탑의 붕괴 역시 민주적이다. 그 붕괴는 모두에게 예외 없는 재앙이며, 부자라고 해서 그 재앙을 피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녕 그런 민주적 재앙을 원하는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항의 실천을 우리 모두의 파멸에서 찾아야 직성이 풀리겠는가? pp65~84
"사회가 눈부시게 진보함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그리고 주기적으로 경제 불황이 닥치는 이유는 토지 사유제로 인해 지대가 지주에게 불로소득으로 귀속되기 때문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지대를 징수하여 최우선적인 세원으로 삼아야 한다."(헨리 조지, 『 진보와 빈곤 』(1879년) (비봉출판사/1997) 6p) p95
"민주문명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뱀의 지혜와 비둘기의 순진무구함이 동시에 있어야 한다. 빛의 자식들은 어둠의 자식들로부터 그들의 악의를 빌어오면 안 되겠지만 지혜는 빌려와야 한다. 빛의 자식들은 이기심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하지는 않더라도 그것이 인간 사회에서 갖는 영향력은 명확히 알아야 한다. 그들은 공동체를 위해서 개인적 이기심이나 집단적 이기심 모두를 기만, 통제, 이용, 억제할 줄 아는 지혜를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라인홀드 니버, 이한우 옮김, 『빛의 자식들과 어둠의 자식들』(문예출판사, 1944/1995), 14, 49p) p100
"강남의 외딴섬, 또는 강남의 음지로 불리는 수서의 임대아파트 단지는 그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근 주민들의 눈엣가시였다. 우리 학교는 그렇다 쳐도 수서갑중학교에 배정되는 일반 단지 애들은 꼭 한 번씩 난리를 치곤 했는데 기어이 전학을 시키거나 강남교육청을 고소하는 일도 있었다. 집값 떨어진다고 하는 정도는 불평 축에도 못 꼈다. 임대아파트 애들이랑은 놀지 말라며 문둥병자 취급하는 부모들 중에 박사며 교수며 의사가 있었다."(김윤영 단편소설 「철가방 추적작전」 『루이뷔똥』(창작과비평사, 2002), pp121~122) pp127~150
" '개천에서 용나는' 모델을 깨지 않는 한 지금의 과도한 지역 간 격차, 학력 · 학벌 임금 격차, 정규직 · 비정규직 격차와 그에 따른 '갑질'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강준만 『 갑질 공화국 』 (인물과사상사/2015년 5월) pp6~11) pp153~170
"알지 않겠다고 결정을 내릴 때 우리는 스스로를 무력하게 만든다. 그러나 보겠다고 주장할 때는 우리 스스로에게 희망이 생긴다. ······ 모든 지혜가 그렇듯, 보는 것은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된다. 내가 알 수 있고, 알아야 함에도 알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가? 지금 여기서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인가?"(마가렛 해퍼넌, 김학영 옮김 『의도적 눈감기 : 비겁한 뇌와 어떻게 함께 할 것인가』 푸른숲, 2011/2013, pp5~8) pp173~196
서울 초집중화 체제는 '승자독식체제'인바, 제로섬게임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공존공영이 없는 제로섬게임은 너의 이익이 나의 손실이 되므로 죽기 살기로 상대방을 무너뜨려야만 한다. 다른 대안은 없다. pp199~216
정부는 서울의 부동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수도권에 신도시를 또 만들겠다는 부동산 정책과 지방대학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대학 평가 제도를 고수함으로써 현상 유지를 택하고 있으니, 이 거대한 힘을 무슨 수로 흩트려 놓을 수 있겠는가. p223
'균형과 상생'은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당위적 과제다. 허나 당위적 주장이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현실에 대해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20년 내 30%의 지자체들이 소멸 위기에 직면하게 될 현실 말이다. 당위와 현실의 간극이 커지면, '상생 발전'은 무의미한 레토릭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p227
□ □ □
[연관독서]
발레리 줄레조 『아파트 공화국』(후마니타스, 2007)
박해천 『콘크리트 유토피아』(자음과모음, 2011)
박해천 『아파트 게임』 (휴머니스트, 2013)
강준만 『바벨탑 공화국』 (인물과사상사, 2019)
□ □ □
#강준만 (1956~)
목포 출신.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주요 저서:『 대중문화의 겉과 속 』 (한샘/1994년 9월), 『 김대중 죽이기 』(개마고원/1995년 2월) , 『 김영삼 이데올로기 』 (개마고원/1995년 8월), 『 전라도 죽이기 』(개마고원/1995년 11월), 『 서울대의 나라 』 (개마고원/1996년 6월), 『 인물과 사상 1:정권 교체가 세상을 바꾼다 』 (개마고원/1997년 1월), 『 인물과 사상 2:'출판의 언론화'를 지향하는 저널룩 』 (개마고원/1997년 2월), 『 노무현 죽이기 』 (인물과사상사/2003년 7월), 『 이건희 시대 』 (인물과사상사/2005년 8월), 『 강남좌파:민주화 이후의 엘리트 주의 』 (인물과사상사/2011년 7월), 『 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갑질 공화국의 비밀 』 (인물과사상사/2015년 5월) , 『 바벨탑 공화국 』(인물과사상사/2019년 2월), 『 부족국가 대한민국 』 (인물과사상사/2021년 4월)
#강준만 #바벨탑공화국 #아파트 #중산층 #바벨탑 #부동산 #공화국 #헬조선 #의자뺏기게임 #잉여사회 #초집중화 #울리히벡 #위험사회 #헨리조지 #진보와빈곤 #라인홀드니버 #박철수 #박인석 #해퍼넌 #의도적눈감기 #마강래 #압축도시 #한국사회비평
저작권자 ⓒ 도서관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