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독형통] 북투어를 떠난 작가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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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23:42 | 최종 수정 2022.12.2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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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디 소설 작가 프렛웰은 새 소설 <사라진 K>를 출간한 후, 출판사의 책 홍보 사인회 일정을 따라 여행을 시작합니다. 처음 도착한 도시에서 신간(新刊)을 담은 낡은 여행가방을 도둑맞습니다. 무심한 경찰은 그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지 않습니다. 첫 사인회를 연 풀젠트 서점의 점원은 자신을 아내와 이름이 같은 레베카라고 소개합니다. 갑자기 그 여인이 실종되고, 살해당한 채로 발견됩니다. 영국 특유의 암울한 날씨 속, 때마침 '여행가방 살인마'의 연쇄 살인이 도시 곳곳에서 일어나고요. 프렛웰은 다음 사인회 장소로 이동하지만 가는 곳마다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납니다.
저자는 2001년 아이스너상 후보에 오르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작가입니다. 아이스너상은 1988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만화상으로, 미국 만화계의 거장 윌 아이스너의 이름을 따왔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만화상 중 하나로 만화계의 아카데이상이라 불리기도 한답니다. 책 <북투어>는 2020년 앙굴렘 국제 만화페스티벌 공식 경쟁 부문 선정작입니다.
사인회에 단 한 명의 독자도 찾아오지 않고, 서점 사람들도 작가나 그의 책에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작가의 책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점원, 작가 사인을 받아보라는 서점 주인의 말은 듣지않고 다른 이야기만 늘어놓는 서점 손님들, 사인회 일정은 생각도 안 했다면서 일찍 문을 닫아야 한다고 독촉하는 점원까지. 게다가 담당 편집자는 작가와의 저녁 약속에 다른 직원을 내보내지만 그 직원은 다른 약속이 있다고 프렛웰을 혼자 두고 가버립니다. 가는 곳마다 일이 꼬이고, 사인회 일정은 계속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낯선 도시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때문에 사람들의 의심을 사면서 경찰 조사도 받습니다.
꼬여도 이렇게 꼬일 수 있나 싶습니다. 프렛웰을 당장 그 도시에서 탈출시켜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프렛웰과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는 매우 짧고 간결합니다. 장황한 설명이 없습니다. 그래서 만화를 보고 읽는 내내 독자의 머릿속은 온갖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상황을 유추하고 해석하게 유도합니다. '어떻게 저런 상황이 된 거지?' '뭐 저런 인간들이 다 있나?' 등 답답한 순간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사람과 사회를 향한 풍자가 깔려 있습니다. 영국식 블랙 코미디의 결정판이라고도 합니다.
북투어를 떠났다가 경찰 조사를까지 받은 프렛웰. 그가 겪어야 할 일이 아직 더 남아 있을까요? 그리고 프렛웰은 북투어를 마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김찬희 객원 북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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