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30 사로잡는 북클럽

유료 회원 가입시 책 받고 커뮤니티 활동 가능…독서율 제고에도 큰 역할

도서관닷컴 승인 2024.05.07 07:16 의견 0

2023년 성인 종합 독서율은 4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북클럽은 특이하게도 성황이다. '민음사 북클럽'의 경우, 4월 중순에 가입 신청을 받았는데 서버 마비로 오전 내내 사이트가 열리지 않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북클럽은 유료 회원제 서비스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플랫폼이 아닌 출판사의 유료 회원이 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가성비가 좋다. 북클럽에 가입하면 해당 출판사 책을 일정 수량 받아볼 수 있다. 책 가격 상승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종이책을 소장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세계문학 전집 등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을 골라서 받아볼 수 있다. 민음사의 경우 5만 원 가입비로 스페셜 북클럽 에디션 3권과 오늘의 젊은 작가, 세계문학 전집, 세계시인선, 쏜살 문고 책 중에서 3권 등 모두 6권을 준다.

또 북클럽 가입 시, 북 커버, 키링(key ring), 책갈피, 스티커, 독서록 등 다양한 사은품이 보너스로 증정된다. 게다가 가입 인증 사진 이벤트를 통해 추가적인 선물도 받을 수 있다. 인증 문화와 아기자기한 소품을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의 취향을 겨냥했다.

두 번째, 패밀리 데이, 독서 모임 등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오프라인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독서는 가장 대중적인 취미로 손꼽혔다. 하지만 이제 독서는 마니아층의 특별한 취미가 됐다. 신뢰할 만한 독서 모임이나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출판사 차원에서 독서 모임을 개최하고 북클럽 가입자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매력적 소통 방식이다. 특히 경험을 중시하고 나누는 데에 익숙한 MZ 세대에게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혜택뿐만 아니라 애독자로서 소속감과 취미 커뮤니티 가입 기회를 함께 제공하는 북클럽은 마니아층을 위한 최고의 마케팅 전략이다. 하지만 책과 멀어진 60%의 성인을 움직이는 데에는 약간 부족한 면이 있다.

2030 독서율은 이북리더기(E-book Reader) 발달과 전자책 구독 서비스인 '밀리의 서재' 출시 등을 통해 독서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며 증가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출판사들이 동네 책방, 도서관 등과의 연계를 통해 종이책 독서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새 이벤트를 추진하는 등 또 다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독서율을 올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출판사의 성장과 연결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시민, 정부 등 다양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글·사진=최민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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