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생각의 오류와 실패를 경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더 현명한 개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해주는 공간이 도서관이다. 그래서 민주 제도의 발전에 있어 도서관의 발전은 필수적인 전제 조건인 것이다.”

한 국가의 민주 제도 수준을 알려면 그 나라의 도서관을 보면 된다고 한다. 도서관과 민주 제도의 발전이 서로 미치는 영향은 상호적이기 때문이다. 즉 민주 제도가 발전할수록 도서관이 발전하지만, 그 반대의 방향도 성립된다.

대한민국 최고의 국회도서관 관장으로 있는 저자는 도서관은 미래의 정치 발전을 위한 ‘민주주의 기본자산’이라며 한국 정치도 좋은 도서관을 만들기 위한 경쟁을 통해 더 뛰어난 민주 제도를 만들어가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서로의 이해관계를 위해 싸우는 정치를 나쁘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그런 정치인도 나쁘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정치가 나쁘면 세상도 나빠지고 올바른 경쟁도 펼치기 어렵다. 중요한 결정은 정치에서 이루어진다. 즉 일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정치적 결과물이다. 저자는 ‘정치권에서 더 좋은 도서관을 만들기 위한 경쟁을 펼쳐야 더 나은 세상이 발전 한다’라는 신념을 강조한다.

도서관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즉 누구든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 서로 불편을 느끼지 않는 재화로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입장료를 받거나 대학 도서관처럼 관련자 아니면 사용하지 못하면 공공재가 아니다.

공공도서관이 공평하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사립도서관은 효율적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공공도서관의 확장도 중요하지만 사립 공공도서관 활성화도 시급하다. 그곳은 각자의 개성이 넘치는 곳으로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 사립 공공도서관은 24곳에 그치고 있다. 공공도서관 1,110곳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민간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사립도서관은 하나의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사립도서관은 하루 입장료 5만원을 받는다. 최고급 수준의 강연과 유명 화가의 작품, 멋진 연주와 풍미가 가득한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의외로 찾는 사람이 많다. 결과적으로 사익을 추구하지만 공익도 달성하고 있다.

전국의 많은 도서관을 견학한 저자는 최근 개관한 공공도서관이 기존의 도서관 개념을 파괴하고 새로운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책을 보는 열람 공간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자유롭게 차를 마신다. 청소년이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물론 도서관은 식사도 같이하고 때로는 혼자서 사색을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모습이다.

문화에 목마른 곳에서는 공공도서관 건립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정치 후보자를 평가항목에 공공도서관 항목을 넣어야 지역 문화 발전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좀 더 다양한 도서관이 생기고 활성화되길 기대하며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도서관의 변신은 무죄’를 넘어 이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동반자 역할을 맡고 있다.

김규회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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