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국립중앙도서관장, 이번에는 꼭 선임되길!
2차 공개 모집 절차 진행 만시지탄…도서관계 당면 현안 해결 전문가 꼭 필요
도서관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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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6 10:50 | 최종 수정 2023.04.0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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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는 지난해 12월 1일 '국립중앙도서관장(개방형 직위)'을 공개 모집했다. 그런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해 6월 20일 이미 한 차례 공개 모집을 한 바 있다. 여러 명의 응모자 중 서류전형과 면접 절차를 거쳐 9월 2일 임용후보자 2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최종적으로 합격자를 정하지 않았다.
왜 최종적으로 관장을 선임하지 못했을까. 그 이유를 밝히지 않으니 소문만 무성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해 1945년 개관 이후 첫 개방형 직위 관장으로 서혜란 문헌정보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서 관장은 지난 3년(2019.8.31~2022.8.30) 동안 모범적으로 도서관 전문가로서 관장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따라서 후임도 무난히 도서관 전문가 중 한 사람이 국립중앙도서관 수장으로 임명되어 문화국가의 핵심 국가기관으로서의 발전을 이끌어 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처참하게 무산됐다. 도서관 전문가 국립중앙도서관장이 계속 되리라는 원칙과 상식이 무너졌다. 첫 공개 모집에 이어 두 번째는 올해 2월 9일에야 서류전형 합격자 5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만시지탄이지만 천만다행이라고 위안이라도 삼아야 하나. 면접시험은 2월 22일 진행된다. 과연 이번 공모에서는 최종합격자가 나올까. 마땅한 일인데도 전력 때문에 미덥지 않다.
당국이 국립중앙도서관 관장을 공개 모집하면서 내건 주요 업무는 △국가대표도서관으로서의 기본정책 수립 및 제도 개선 △국가문헌의 효율적인 수집·정리·보존 계획 수립 및 시행 △도서관 서비스 정책 개발 및 분관(국어청, 세종) 운영 총괄 △디지털 지식정보 콘텐츠 관리 및 정보시스템 구축·운영 △국내외 도서관과의 교류 협력 및 국내 도서관 협력망 구축 △전국 도서관 사서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훈련 계획 수립 및 시행 등 6가지다. 이들 업무는 모두 국가를 대표하는 도서관으로서 수행해야 할 핵심 업무다.
핵심 업무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어쩌면 국립중앙도서관장으로서 해결해야 할 6가지 당면 과제 즉,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미래 도서관상 및 국가대표도서관 발전전략 정립 △차기 도서관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철학적 비전 제시 △데이터 중심 국가지식 컬렉션 및 서비스 연구개발 △국가지식유산의 영구보존을 위한 물리적・기술적 기반 마련 △정보환경 변화 적극 대응 및 국가대표도서관 직무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 운영 △국민의 정보리터러시 역량 강화를 위한 국가대표도서관 역할 제고 등이 아닐까 싶다. 현재 평창에 추진 중인 국가문헌보존관 건립과 가상 국립도서관 구축 및 서비스 운영도 주요 현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당면 과제나 현안에 더해 국가 차원의 제4차 도서관발전 종합계획(2024~2028) 수립 과정에서의 국립중앙도서관 역할 규정 등 적시에 대응해야 할 일도 추가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수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과연 국립중앙도서관이 제대로 대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오랜 시간 연륜이 쌓인 직원들이 있으니 어느 정도는 가능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중요한 사안들은 관장이 있어야 과제 해결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럼에도 관장 자리를 전임 관장이 임기를 마친 이후 6개월이 넘도록 비워두고 있다.
여기서 강한 의심이 드는 건, 이미 관장의 임기가 정해진 상태에서 미리 후임 관장을 선임해 곧바로 관장의 업무를 왜 이어가도록 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다. 후임 선정이 한참 늦은 상황에서도 왜 지난 1차 공모 때에 관장을 선임하지 못했을까. 설마 도서관계에 적합한 인재가 없다고. 그럴 리는 없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결국 정부가 국립중앙도서관장이라는 자리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때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일도 하나 제때 정확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이 상황이 참으로 답답하고 또 어이없다.
면접시험을 거치면 최종 후보자 선정, 그리고 추가적인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앞으로 국립중앙도서관을 이끌어 갈 전문직 관장이 선임될 것이다. 그러기에는 또 몇 달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인사혁신처는 각성해야 한다. 서둘러 국립중앙도서관장을 선임해 새로운 「도서관법」 전면 시행과 '제4차 도서관발전 종합계획(2024~2028)' 수립 등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는 도서관계에서 국립중앙도서관이 국가대표도서관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할 책무가 있다. 이번 2차 공개 모집에서 반드시 충분한 자질과 리더십을 갖춘 도서관 전문가가 국립중앙도서관장에 임명되어 새로운 도서관의 시대를 힘차게 열어가야 한다. 두 번 숙고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이용훈 도서관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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