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반전] 햄버거의 원조는 미국?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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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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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에 배달 팁 부가세가 붙는다. 롯데리아는 9월 24일부터 매장과 배달 서비스의 가격을 분리 적용하는 이중가격제를 실시하고 있다. 배달 시 단품 메뉴는 700~800원, 세트 메뉴는 1300원의 추가 금액이 붙는다. 다른 햄버거 브랜드 대부분이 이미 이중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 해결사였던 '가성비 메뉴' 햄버거가 이제는 서민 음식의 대열에서 점점 이탈할 조짐을 보인다. 고가 브랜드의 프리미엄 햄버거는 한 끼 밥값보다 비싸다.
햄버거는 고기를 잘게 다진 후 빵가루, 양파, 달걀 등을 넣고 둥글납작하게 빚어 구워 만든 스테이크를 빵 사이에 끼운 음식이다. 우리나라 햄버거 시장 규모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약 4조2000억 원에 이어 올해는 5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햄버거 하면 맥도날드를 빼놓을 수 없다. 맥도날드(Mcdonald) 형제는 1949년 캘리포니아의 샌 버나디노(San Bernadino)에 식당을 열면서 주요 메뉴 중 하나로 햄버거를 선보였다. 본격적인 햄버거 상품화의 신호탄이다. 이후 맥도날드의 독점권을 매입한 레이 크록(Ray Kroc)은 이를 체인점으로 만들어 전 세계에 맥도날드 왕국을 세웠다. 맥도날드 햄버거는 국경과 이념, 연령의 벽을 무너뜨렸다. 우리나라에는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알려졌고, 1988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맥도날드 1호점이 문을 열었다. 맥도날드는 개방화의 물결을 타고 1990년 모스크바, 1992년 베이징에 각각 상륙했다.
빅맥 지수(The Big Mac Index)라는 경제 용어가 있다. 전 세계 어디서나 맥도날드 햄버거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각국에서 팔리는 빅맥의 값을 알면 물가수준 및 구매력을 쉽게 비교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햄버거는 미국과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대표 음식이다. 햄버거는 초스피드 시대인 현대의 생활양식에 맞아떨어졌다. 가장 미국적인 음식인 동시에 세계적인 음식으로 빠르게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햄버거의 원조는 미국일까. 미국이 붙인 햄버거라는 이름의 유래는 독일의 항구도시 함부르크(Hamburg)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확히 말하면 햄버거는 독일로 입양된 아시아 음식이다. 아시아의 초원 지대에 살던 몽골계 기마민족인 타타르(Tatar)족에 의해 14세기경 독일로 전해졌다. 타타르족은 들소 고기를 날로 먹었다. 그들은 연한 고기를 먹을 요량으로 말안장 밑에 고기 조각을 넣고 다녔다.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비는 동안 말안장과의 마찰로 고기는 부드럽게 다져졌다. 그 연해진 고기에 소금, 후춧가루, 양파즙 등의 양념을 쳐서 끼니를 대신하는 게 그들의 식사법이었다.
타타르족의 고유 음식은 헝가리 등 동유럽에 전해지면서 '타타르 스테이크'로 불렸다. 타타르 스테이크는 함부르크 상인들에 의해 독일로 넘어가면서 '함부르크 스테이크'로 국적이 변경됐다. 이 스테이크는 유럽의 상류층에게 별미 음식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잘게 다진 육회의 둥근 가장자리를 먹음직스럽게 노릇노릇한 형태로 불에 굽는 요리법이 등장했다. 이것이 오늘날의 햄버거로 진화하는데 토대가 됐다.
19세기 초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독일 이민자들에 의해 미국에 전해졌다.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세계박람회에서 빵 사이에 고기를 채운 햄버그(Hamburg)라는 이름으로 세계무대에 처음 데뷔했다. 박람회장 내 식당은 밀려오는 인파로 너무 바빴다. 한 요리사가 요리를 빨리 간편하게 하려고 고기를 둥근 빵에 끼운 핫 샌드위치(Hot Sandwich)를 고안해 냈다. 둥근 빵에 패티(Patty・쟁반 모양의 고기나 다진 고기)를 끼워 케첩, 머스터드 등과 함께 먹는 햄버거의 원형이 만들어진 것이다. 나중에 여기에 'er'이 붙어 햄버거(Hamburger)로 불리게 됐다.
햄버거는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지만 두 얼굴을 갖고 있다.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심지어 정크푸드(Junk Food·칼로리가 높고 건강에 안 좋은 간편식)의 대표적 식품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그런데도 그놈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한국아파트신문에 연재 중인 '김규회의 色다른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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