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제적으로 어려운 후배들, 조금이라도 도움 되었으면 좋겠어요"

모교 연대 문헌정보학과에 장학금 1억 원 기탁 최미숙씨

도서관닷컴 승인 2022.06.15 10:03 의견 0


참 선행은 잘 드러내지 않는 법칙이라도 있는 걸까. 이웃돕기 성금을 익명으로 한다든지, 이름 모를 사람이 매년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며 거금을 살며시 놓고 사라진다는 기사가 번뜩 스쳐갔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를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더욱더 어려운 일이다. '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자꾸 귓전에서 맴돈다. 그 뜻을 쫓아 그 선행은 오랜 시간 숨겨졌다. 그러나 지인들만 선행을 알고 있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쓰기로 했다. 소개할 기부 천사의 주인공은 언론사 조사기자로 재직했던 최미숙 씨다. 그는 올해 1월 모교 대학 문헌정보학과에 장학기금으로 1억 원을 기탁했다. 개인이 1억 원을 문헌정보학과에 기부한 것은 첫 사례가 아닌가 싶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한다면.

1982년 연세대 도서관학과(현 문헌정보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매일경제 조사부 조사기자로 10여 년을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퇴사 후에는 가정주부로 지내다가 최근에 소일 삼아 조그만 가게를 열었습니다.


기부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대학을 다닐 때, 그리고 사회에 나온 후에 모교 선·후배들에게 여러 가지 좋은 혜택을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어떤 특별한 인과관계가 없는데도 동문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회사에 입사했을 때 잘 대해 주셨던 선배님들도 계시고, 후배들도 저를 잘 따라주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제가 더 모교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좋은 선배님들처럼 저도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는 작은 바램으로 기부를 하게 됐습니다.

기부에 어려움은 없었나.

오히려 남편이 옆에서 기부를 하도록 권했습니다. 남편은 적극적으로 후원도 해주고 지지를 해주었습니다.

특별히 문헌정보학과에 기부한 이유라도.

요즘 문과 학생들이 어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취업도 힘들고 장학금 혜택도 많이 줄어든 듯 합니다. 문헌정보학과 학생들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작지만 내가 도움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기부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장학기금이 어떻게 쓰였으면 하는지.

모교 문헌정보학과 후배들이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 시절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다면.

연고전 행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엔 잠실운동장 대신에 동대문운동장에서 연고전을 했었죠. 동대문운동장에서 연고전 행사가 끝나면 명동, 을지로 등으로 모여 다니며 축제를 즐겼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졸업하고 나서도 종종 아이들을 데리고 동문 자격으로 연고전을 구경할 때가 제일 좋았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배들이 희망을 버리지 않고, 열정이 있는 한,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한 뭐든 할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작은 실패라는 것도 결국 본인이 포기하기 전까지는 실패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후배들이 열심히 살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꿈을 버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과거의 실패를 극복하고 그것을 변혁시키려는 희망이야말로 인간이 갖는 매력이다. 과거에 바랐던 것을 성취하지 못했다고 해서 불행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프랑스의 평론가 앙드레 모루아의 말이다. 묵혔던 숙제를 끝내고나니 홀가분하다. 기부는 참 '선(善)'이다.

김규회 도서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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