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運七技三…운은 노력않으면 거저 오지 않아

도서관닷컴 승인 2025.01.07 10:37 의견 0

2025년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누구나 큰 행운으로 인생의 역전 드라마를 쓰고 싶어 한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다. 일의 성패는 70%의 운(運)과 30%의 기(技·재주, 노력)에 좌우된다는 의미다.

중국 청나라 문인 포송령(蒲松齡·1640∼1715)의 단편집 '요재지이(聊齋志異)'에 운과 관련한 내용이 나온다. 한 선비는 자신보다 변변치 못한 사람들이 버젓이 과거에 급제하는데도 늙도록 급제하지 못하고 패가망신했다. 그는 옥황상제에게 이유를 따져 물었다.

옥황상제는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을 불러 술 시합으로 판정을 하겠다고 답했다. 만약 '정의의 신'이 술을 더 많이 마시면 분개한 것이 옳은 일이고, '운명의 신'이 이기면 세상사가 그런 것이니 체념해야 한다고 다짐시켰다. 내기의 결과 '운명의 신'은 일곱 잔을 마셨고, '정의의 신'은 석 잔밖에 마시지 못했다. 옥황상제는 "세상사는 정의에 따라 행해지는 게 아니라 운명의 장난이라는 것이 꼭 있다"며 "3푼의 이치도 있는 법이니 운수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 그를 토닥여 돌려보냈다.

로또 잭팟 같은 왕대박은 운칠기삼으로 설명하기에는 왠지 부족해 보인다. 고대 로마 풍자시인 유베날리스는 '늘 운이 좋은 사람은 흰 까마귀보다 드물다'고 했다. 영국 속담에 '사람의 인생을 지배하는 것은 지혜가 아니라 운'이라는 말도 있다. 전적으로 천운이라고 해야 수긍할 법하다. 로또의 법칙을 굳이 찾는다면 로또를 사지 않으면 당첨 확률이 제로(0)라는 점과 당첨자는 꼭 나온다는 점이다. 로또는 '역시나' 하면서도 물리칠 수 없는 서민들의 실낱같은 희망의 티켓이다.

거저 얻어지는 행운은 없다. 꾸준한 노력이 있어야 '세렌디피티(Serendipity·뜻밖의 좋은 성과)' 같은 대운을 만날 수 있다. 행운은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오지만, 첫발을 떼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새해 모든 분들께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한다.

도서관닷컴 대표

(문화일보 2025년 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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