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65억 잭팟 나왔다.' 2024년 12월 21일 경기 오산의 한 복권판매점서 수동으로 같은 번호 4개가 무더기로 당첨됐다. 동일인이 1등 복수에 당첨된 사례는 2023년 1월에도 있었다. 당시 A씨는 광주 광산구에서 수동으로 1등 3게임, 3등 2게임 등 5게임이 동시 당첨돼 70억대의 대박을 터뜨렸다.

로또 1등의 행운아는 매주 탄생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운을 만날 수 있을까. 자신이 바라는 대로 일이 우연히 잘 풀리거나 잇따라 좋은 결과만 나타나는 경우를 '샐리의 법칙(Sally’s law)'이라고 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일만 계속해서 일어나는 경험법칙이다. 나쁜 일이 오히려 좋은 방향으로 이어지는 상황도 같은 경우다. 예를 들면 약속 시간보다 늦게 도착했는데 상대방이 더 늦게 오는 경우라든가, 시험공부를 하지 않아 걱정이 많았는데 시험 직전에 급하게 펼쳐 본 곳에서 문제가 출제된 경우 등이 모두 '샐리의 법칙'에 해당한다. 이 용어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When Harry Met Sally)'라는 영화에서 차용됐다. 영화에서 주연 여배우 샐리(맥 라이언 분)는 엎어지고 넘어지는 등 계속 좋지 않은 일이 연속되지만 결국 달콤한 해피엔딩을 맛본다.

옛말에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의 성패는 운에 달려있는 것이지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는 뜻이다. 중국 괴이담의 태두로 꼽히는 포송령(1640~1715)의 '요재지이(聊齋志異)'에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한 선비가 늙도록 급제하지 못하고 패가망신했다. 그는 자신보다 변변치 못한 사람들이 버젓이 과거에 급제하는 것 같아 화가 났다. 급기야 옥황상제에게 이유를 따져 물었다.

그러자 옥황상제는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에게 술내기를 시켰다. 만약 정의의 신이 술을 많이 마시면 선비가 옳은 것이고, 운명의 신이 더 많이 마시면 세상사가 그런 것이니 선비가 체념하라는 것이었다. 내기 결과 정의의 신은 석 잔밖에 마시지 못했지만, 운명의 신은 일곱 잔이나 마셨다. 운명의 신이 승리하자 옥황상제는 최종 판정을 내렸다. "세상사는 운명의 장난에 따라 행해지되, 3푼의 이치도 있는 법이니 운수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말로 선비를 도닥여 돌려보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뜻하지 않은 운을 경험할 때가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일이 이뤄지지 않다가 어느 순간 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았는데도 운 좋게 어떤 일이 성사되는 경우다. 이럴수록 운의 위력을 더 신봉하게 된다.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뜻을 이루기 어렵다는 사실은 동서양이 똑같다. 영국 속담에 '사람의 인생을 지배하는 것은 지혜가 아니라 운이다'라고 했고, 중국 삼국시대 최고의 군사(軍師)였던 제갈량(181~234)은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것이 성사되느냐는 하늘에 달려 있다(謀事在人 成事在天)"고 말했다.

운은 사람 관계에서도 통한다. 대인 관계가 좋으면 운이 트일 확률이 높아진다. 상대방의 운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신뢰를 보내고 믿어줘야 한다. 운은 전염효과가 있다. 가까운 사람의 운이 좋아지면, 자신의 운도 좋아질 수 있다. 작은 운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점점 대운으로 만들어진다.

다툼은 운을 멀어지게 하는 불행의 씨앗이다. 다툼이 잦으면 운이 달아나 버린다. 오작교에서 좋은 운을 만나기 위해서는 겸손과 배려, 칭찬에 인색하지 않은 등의 기본 덕목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이런 덕목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다.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 내가 그동안 노력을 기울였던 것에 대한 보답이 어느 날 행운으로 와 앉을지 모른다. 인간관계론의 구루(guru·스승)인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 1888~ 1955)는 "행운은 매달 찾아온다. 그러나 그것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거의 다 놓치고 만다"고 말했다. 새해에는 누구나 고목생화(枯木生花·말라 죽은 나무에서 꽃이 필 정도의 큰 행운)의 날을 맞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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