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반전] 먼지는 우리 생활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도서관닷컴이 전하는 상식 이야기

도서관닷컴 승인 2021.10.26 15:36 | 최종 수정 2022.11.19 14:22 의견 0

'먼지'의 사전적 의미는 '가늘고 보드라운 티끌'.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은 먼지가 때론 은유적 의미로 차용된다. 장사가 폭망하는 상황을 빗대 '먼지 날린다'고 하고,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에서는 "먼지가 되어 날아가야지~~ 바람에 날려 당신곁으로~~"처럼 사랑의 꽃먼지로 변신한다.

먼지는 지구상 어디에든 존재한다. 투명망토를 쓴채 공기 속을 떠다니다가 슬며시 사람 몸속으로 들어가 서서히 병들게 하는 '침묵의 살인자'다. 물론 우리의 방어 기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코털에 의해 걸러지거나, 기관지의 점막이나 끈적끈적한 점액질에 달라붙어 밖으로 배출된다. 그런데 먼지의 본성은 아무리 낮은 농도라도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먼지는 백해무익하기만 할까? 대기 중에 떠도는 작은 입자들에 물기가 결합하면 물방울이 만들어진다. 이때 먼지는 수증기가 물방울이 되도록 하는 중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먼지가 없다면 습기가 차서 생긴 수증기가 있더라도 액체 상태인 물방울로 변할 수 없게 된다. 구름도 만들어질 수 없다. 비가 오지 않으니 강이며 호수며 바다도 없다. 수증기는 우리 몸이나 옷, 가구 등에 달라붙어 촉촉하고 끈적끈적하게 만들 것이다. 높은 습기 때문에 몹시 불쾌해지고 생활하기가 힘들고 불편해질 것이 명확하다. 또 저녁노을도 볼 수 없다. 노을은 햇빛이 먼지에 부딪혀 흩어지면서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먼지는 방사성 핵종에 천적이다. 방사성 핵종은 스스로 붕괴하면서 내부로부터 방사능을 방출할 수 있는 성질을 지닌 원자핵을 말한다. 아주 미세해서 제거하기 어려운데 이 핵종이 먼지에 잘 붙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방사성 핵종이 먼지에 붙어 크기가 조금 커지면 금속 필터로 잡을 수 있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먼지를 뿌려 놓으면 적의 생화학 무기 사용을 미리 알 수 있다고 한다.

삼겹살의 지방 가운데 불포화 지방산은 폐에 쌓인 공해 물질을 중화시켜 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미세먼지 농도 그래프가 올라가면 덩달아 삼겹살 소비량도 증가한다. 이는 과학적 근거라기보다는 속설에 가깝다. 오히려 삼겹살과 같은 고지방 음식은 미세먼지와 상극이라고 한다.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우리 몸에 흡수되는 것을 촉진시킬 수 있다. 돼지고기는 차라리 면역력을 높여주는 영양소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좋다고 하는 것이 맞다.

먼지괴물을 퇴치하기 위한 갖가지 최첨단 장비들이 개발되지만 족탈불급이다. 인간이 아무리 용을 써봐도 완벽하게 먼지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먼지는 태고적부터 인간과 '위드 더스트(with dust)'로 동거해 왔다. 세상에 천의무봉한 현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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