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새 '도서관법'이 만들 도서관문화

도서관닷컴 승인 2022.02.15 12:45 | 최종 수정 2022.02.19 10:04 의견 0


2021년 12월 7일, 정부는 국회에서 보낸 「도서관법」 전부개정법률안을 공포했다. 이로써 1년 후인 올해 2022년 12월 8일부터는 새로운 도서관 법률에 따라 도서관들이 새로운 틀 속에서 더 나은 도서관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도서관법」은 1963년 처음 법률로 제정됐다. 그 시작은 한국도서관협회가 1955년 4월 재건하는 총회에서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의 제정에 적극 노력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이룬 큰 성과였다. 법이라고 하면 보통 행정을 담당한 행정당국의 필요성에 의해 제정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다. 하지만 「도서관법」은 도서관계가 먼저 적극 나서서 행정당국을 설득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해방 이후 한국전쟁을 겪은 상황에서 도서관계는 도서관 법률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에 온 힘을 기울였다. 한국의 도서관인이 전문직으로서 땀과 노력을 쏟아 맡은 바 직분을 다하기 위해서다. 그 후 1991년 「도서관진흥법」, 1994년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으로 바뀌었다가 2006년 다시금 「도서관법」으로 법률 명칭이 환원됐다.


2006년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 개최를 계기로 수 년 동안 도서관계가 도서관 발전을 위한 전면적인 체계 개편에 정성을 쏟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국도서관협회는 2012년 말부터 새로운 시대 상황에 부합하는 도서관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담당 행정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와의 여러 차례 조율을 거쳐 국회로 넘겨졌고 이를 기반으로 전면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번에도 처음 법률을 제정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 과정은 험난했다. 2015년 4월 1일 도종환 의원이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당시 제19대 국회에서는 처리되지 못한 채 임기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다. 제20대 국회 회기 기간 중인 2017년 또다시 도종환 의원 등의 발의로 법률안이 제안됐으나 이 역시 처리되지 못한 채 두 번째로 임기만료 폐기의 운명을 맞았다. 다행스럽게도 제21대 국회가 출발한 2020년 도종환 의원 대표발의 형식으로 동일한 전부개정법률안이 제출됐고, 계속 논의를 한 끝에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대안의 형식으로 2021년 11월 11일 드디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 문턱을 넘은 개정안은 정부로 이송되어 12월 7일 공포됐다. 법안은 1년의 경과를 두어 2022년 12월 8일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1963년 처음 법률이 제정된 이후 무려 24년이 지난 1987년에야 처음으로 전면 개정되었는데, 이번에도 도서관계가 전부개정을 시도한 이후 8년이 지나서야 법 개정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리송하다. 어찌됐든 일단 법이 개정됐고, 시행까지는 채 1년이 남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도서관계는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새 법에 따라 앞으로는 '국가도서관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와 치열한 논의를 통해 개정된 법의 이념과 지향 등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담아내야 한다.


그러나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담아야 할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난제가 적지 않다. 윤희윤 대구대학교 교수는 《도서관문화》 2021년 11월호 칼럼에서 "공립 공공도서관 시설‧자료‧사서배치 등의 기준 개정, 광역대표도서관(현 지역대표도서관, 공공도서관의 하부단위로 조정될 예정)의 인력‧시설‧장서 등의 기준, 제출 대상 도서관자료의 종류‧부수 및 제출 절차 제정, 사서자격요건의 전향적 개정, 공립 공공도서관의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 절차 및 방법 제정, 공공도서관 운영평가에 관한 기준‧절차‧방법 등 제정, 도서관의 날 기념행사에 필요한 사항 규정 등이 대표적인 난제"라고 말했다.


이미 법률 개정 과정에서 사서배치 등의 기준 개정 문제라든가 도서관 등록제(2019년 국회 공청회) 등에 관해 논의했으나 도서관계가 만족할 만한 합의를 만들지는 못했다. 사서배치 등의 기준 개정 문제는 2017년 당시 문화부의 시행령 개정추진 과정에서 뜨거운 논란이 있었다. 법 개정을 추진하는 지난 8년 동안 사실상 법 개정을 통해 구체화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도서관계가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고 설득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무척 아쉽다.

개정된 법률이 공포된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나 이제 열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물론 지금까지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제정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도서관위원회, 한국도서관협회가 열심히 논의해 왔으리라 믿는다. 앞으로의 과정은 좀 더 공개적으로, 더 많은 도서관과 주변 부문과의 공동 노력을 강화해 주길 바란다.

이용훈(도서관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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