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독형통] 입양인에게 전하는 위로와 응원, 감동 이야기
비행기에서 쓴 비밀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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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9 14:55 | 최종 수정 2022.07.2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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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한국 사람입니다. 당신들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한국이 그대들을 키우지 못하고 외국으로 보낸 점 미안하고 부끄럽습니다. 잘 자라 주고 잘 살아 줘서 고맙습니다. 그대들의 앞날에 좋은 일이 많기를 기원합니다." 책 속 여섯 번째 동화 '그대를 위해 촛불을 밝힙니다'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책을 쓴 작가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합니다.
이 책은 해외 입양아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하는 여섯 편의 단편 동화를 담고 있습니다. 임정진 작가는 2008년 출간된 자신의 그림책 '내 친구 까까머리'가 프랑스 출판사 찬옥에디시옹에서 번역‧출간된 일을 계기로 해외 입양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됩니다. 찬옥에디시옹 대표는 입양아 출신이면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책들을 주로 출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모두 해외 입양인입니다. 낯선 땅에 입양되어 발을 딛고 그곳에서 살아가면서 자신의 뿌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입니다. 이야기는 모두 열린 결말이지만 해피엔딩만을 상상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여섯 편의 동화는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해들은 이야기와 작가의 상상이 더해졌습니다.
'비행기에서 쓴 비밀 쪽지'는 제11회 열린아동문학상 수상작입니다. 아홉 살에 프랑스로 입양되고 성인이 된 후 아들까지 둔 입양인이 양부모님 댁 창고에서 발견한 낡은 쪽지로 인해 입양 당시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귀로 만든 스프'는 프랑스에 사는 입양인이 어릴 적 엄마가 매일 해주시던 음식을 떠올리며 한국 요리 교실에서 그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싶어합니다. 그 음식을 먹으면서 입양인은 어린 시절 버림받았던 상처를 위로받고, 친모를 만나러 갈 희망을 품습니다.
'아까시꽃을 먹고'는 아까시꽃 맛을 기억하는 한 입양인의 이야기입니다. 입양되기 전 아까시꽃 맛을 느끼러 한국 문화 체험에 참가하게 됩니다. 거기서 뜻밖의 사람을 만납니다. '서 있는 아이'는 입양되어 프랑스에 도착한 아이의 첫날 모습입니다. 아이는 양부모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계속 서 있습니다. 아이의 불안과 이로 말미암아 함께 불안해하는 양부모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는 어디로 가나'는 입양 아이가 이미 여섯이나 있는 미국 가정에 입양된 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성인이 되어 독립하고 고군분투하며 살아가지만 뜻밖의 고난이 기다립니다. '그대를 위해 촛불을 밝힙니다'는 해외 입양인들을 위로하고 응원하기 위해 만신들과 함께 '소망의 촛불 프로젝트'를 진행한 박찬호 사진 작가의 실제 이야기입니다.
한 편 한 편이 작은 에피소드에서 시작하고 빠른 전개를 하고 있으면서 진한 감동을 줍니다. 주인공과 함께 기억을 더듬기도, 함께 울기도, 함께 아파하기도 합니다. 미안함이 더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어느새 입양인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아픔을 공감하며, 그들을 위로하고 응원하게 됩니다. 어린이들에게 이 책은 과거 대한민국의 아픈 현실을 알게 하고, 입양인의 상황이나 생각에 공감하고, 입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김찬희 객원 북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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