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그들은 오늘도 사서 고생중입니다

'도서관 별책부록'-우리는 도서관에 산다
대치도서관 사서들 지음
230쪽·1만5000원·리스컴

도서관닷컴 승인 2022.08.05 17:36 | 최종 수정 2022.08.13 10:51 의견 0

독서는 지혜를 얻는 가장 빠른 방법이고, 가장 저렴한 비용이 드는 인생 학습법이다. 하지만 독서에도 불평등이 존재한다. 독서에서 소외되고 책을 통한 학습에서 배제되는 것을 말한다. 독서 불평등은 인생의 방향 안내가 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부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독서를 가장 잘 도와주는 사람들. 즉 사서들은 독서 밥상을 차리는 사람들이다. 이것저것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책을 잘 고르고 책을 잘 읽을 수 있게 길잡이 역할을 한다. 물론 잘 차려진 밥상에서 영양가 있는 독서 음식을 먹는 것은 책 읽는 사람의 몫이다.

책은 강남구립대치도서관 사서들이 도서관에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도서관 일상, 도서관의 역할,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과 도서관 이용자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책과 하루 종일 씨름하는 사서는 멋지다. 하지만 사서도 직장인이기에 하루는 바쁘게 돌아간다. 이용자들이 즐겁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움직인다. 자료실 개방은 오전 9시부터이지만 사서 업무는 그 이전부터 시작된다. 도서리스트 체크, 예약도서 취소 및 반송 처리, 책을 찾고 권수를 확인하는 등의 업무가 매일 기다리고 있다.

많은 도서관에서는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북 큐레이션을 진행한다. 단순히 책 추천을 뛰어넘어 예술 작품 전시를 접목해 운영하는 등 진화하고 있다. 강남구립도서관이 자랑하는 통합 북 큐레이션은 '익다 씨의 책 읽는 강남'이다. 주민들에게 양질의 도서를 추천하고 제공하기 위한 캐릭터로 탄생한 '익다'씨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도서의 내용과 주제에 국한되지 않고 책을 바라보는 시도를 하고 있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코로나 시대가 도서관의 풍경을 확 바꾸어 놓았다. 어쩔수 없이 도서관의 휴관을 공지해야 하고, 불가피하게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다. 그렇다고 마냥 서비스를 중단할 수는 없다. 대신 예약 대출 서비스로 이용자를 찾아 갔다. 도서를 하루 전에 신청한 회원에게 책을 찾아서 일일이 소독한 비닐봉지에 밀봉을 해서 다음 날 오후 2~5시까지 대출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여기에 문화 프로그램도 비대면 서비스로 병행했다. SNS 플랫폼을 이용한 생애주기별 독서 프로그램을 사서들이 제작해 서비스하는 '대치 링크 유(Daechi Link You)'을 운영했다. 또한 강남구립도서관 유튜브도 개설했다. 명강의 시리즈를 시작으로 다양한 콘텐츠 영상을 지속적으로 업로드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도서관에서 사서의 중심 업무는 장서 구입 및 조직, 대출, 반납, 행정업무 등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기존 업무 외 독서문화를 선도하고 개척하는 일이 필수 업무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서들은 독서문화 강좌, 북 콘서트, 길 위의 인문학, 유튜브 촬영 및 편집, 연간 공모 사업 등에서 다양한 능력을 요구받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는 지식과 학술정보에 대해 질의하면 사서가 답변해주는 '사서에게 물어보세요'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 어떤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답해주는 것이 이용자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것 이상의 진정한 서비스라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사서들은 종종 자신들을 '사서 고생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한다. 우아한 백조가 물위에 떠있기 위해 쉼 없이 발을 움직이듯, 우리가 미처 몰랐던 사서들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 있는 책이다.

윤융근 출판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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