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반전] 포유류 고래가 육지 아닌 바다에 사는 이유, 숨을 못 쉬어서?

도서관닷컴이 전하는 상식 이야기

도서관닷컴 승인 2022.09.07 19:59 | 최종 수정 2022.10.24 14:46 의견 0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가면 삼팔이, 춘삼이, 복순이가 아기돌고래들과 함께 헤엄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수족관에 붙잡혀 돌고래쇼를 하다가 대법원 판결에 의해 제주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들입니다. 언젠가는 꼭 보러 갈 겁니다."

지난 8월 18일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돌풍을 일으키며 장안의 큰 화제를 몰고 왔다. 글로벌 인기까지 더해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바로 읽거나 거꾸로 읽어도 같은 이름인 우영우(박은빈 분)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주 특별한 변호사다. 신참 우영우의 대형 로펌 분투기가 맛깔난 재미와 웃음, 감동을 선사했다.

우영우는 고래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매니아다. 그는 고래를 통해 세상을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독특한 방식의 소통을 즐긴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번뜩이거나 사건 해결을 위한 열쇠가 떠오를 때마다 고래가 헤엄치는 장면이 나온다.

고래는 전 세계에 약 90 여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발견되는 고래는 약 30여 종. '우영우 효과'로 최근 고래관광 명소인 울산과 제주 앞바다에 때아닌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고래잡이의 메카 울산 장생포는 포경(捕鯨·고래잡이) 전성기였던 1970년대 말을 전후해 10여 년간 돈과 사람이 넘쳐났다.

고래는 멸종위기종이다. 1949년 설립된 국제포경위원회(IWC)는 무분별한 포경으로 고래 자원의 감소 징후가 뚜렷해지자 1982년 '상업포경 모라토리움'을 결의하고 1986년부터 상업 포경을 전면 금지했다. 연구 목적의 포경은 일부 허용하고 있다.

잡식성인 고래가 하루에 먹어 치우는 양은 체중의 4% 정도. 음식은 씹지 않고 삼킨다. 대신 위가 먹이를 소화한다. 수명은 약 25년을 사는 돌고래류부터 백수하는 대왕고래류까지 다양하다.

고래는 크게 수염고래아목(亞目)과 이빨고래아목으로 나뉜다. 둘은 먹이를 섭취하는 방식에 조금 차이가 있다. 혹등고래, 밍크고래, 대왕고래 등이 수염고래아목에 속한다. 현존하는 가장 큰 고래인 대왕고래는 최대 몸길이 33m, 몸무게 179t에 달한다. 이빨고래아목에 속하는 고래는 약 80여 종으로 알려져 있다. 향고래, 범고래, 돌고래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수염고래아목에 비하면 좀 더 날렵하고 호전적인 인상을 준다.

고래는 물고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엄연한 포유류다. 내장기관이 포유류의 특징을 갖고 있다. 아가미가 아니라 물 위로 올라와 허파로 숨을 쉬고, 알 대신 새끼를 낳아 젖을 먹인다.

고래의 코는 머리 꼭대기에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면 코의 구멍을 열어 숨을 쉬고, 수면 아래로 들어갈 때는 콧구멍을 닫는다. 등에 난 구멍으로 물을 뿜는 것은 고래의 날숨 때문이다. 물기둥의 높이는 약 4m로 평균 2초 정도 계속된다. 주로 깊은 바다에서 사는 향고래는 물기둥이 8m나 된다. 이 촌음에 고래는 약 2000L의 공기를 내뿜고 들이마신다.

고래가 육지에 오르면 죽는 것은 숨을 쉬지 못해서인가? 그렇지 않다. 고래는 폐호흡을 하므로 숨을 못 쉬어서 죽지는 않는다. 고래가 죽는 원인은 자신의 몸무게에 있다. 바다에서는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물의 부력 덕분에 거대한 몸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육지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뭍으로 올라온 고래는 몸체의 강한 압력 때문에 내장 등이 눌려 질식사한다. 일사량으로 인한 화상과 피부 수축,지속적인 체온 상승 등은 죽음을 재촉한다. 그래서 지구상에서 가장 큰 포유동물은 육지가 아닌 바다에 사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은 한때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칭찬을 싫어하는 것은 세상에 없다. 돌고래는 쓰다듬으며 칭찬하면 앙증맞은 곡예로 관객을 매료시킨다. 칭찬은 꿀단지다.

*'한국아파트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김규회의 色다른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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