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반전] 2020년 전 한반도 지진 첫 기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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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닷컴 승인 2022.11.18 15:40 의견 0

"전쟁이 난 줄 알았다." 지진의 공포는 상상을 초월했다.

지난 10월 29일 오전 8시 27분쯤 충북 괴산군 북동쪽 11㎞ 지역, 깊이 12㎞ 지점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지축을 흔들었다. 본진에 이은 여진도 20여 차례 이어졌다. 2016년 경북 경주시(규모 5.8), 2017년 경북 포항시(5.4) 지진 이후 육상 지진으로는 가장 강했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가장 강한 지진이자 역대 38번째 규모의 지진으로 기록됐다.

지진의 역사는 길다. 옛날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사람이 너무 많아 지구가 무거워지면 신들이 사람들을 떨어뜨리려고 지구를 흔드는 바람에 지진이 일어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지진은 21세기 들어 가장 많은 생명을 빼앗아간 대재앙이다. 2004년 12월 지진에 이은 쓰나미(지진해일)의 강타로 인도네시아 등 인도양 연안 14개 국가에서 23만여 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2005년 10월 파키스탄 지진 때는 8만7000여 명,2008년 5월 쓰촨(四川)성 지진 때도 8만7650여 명이 희생됐다.

2010년 1월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의 '비운의 섬' 아이티는 24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지진으로 아이티 국민의 3분의 1인 30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2011년 3월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발생한 지진은 9.0의 일본 역사상 최고 규모였다. 지진은 초대형 쓰나미를 몰고 와 1만5901명이 사망하고, 2526명이 실종(2021년 3월 1일 기준)됐다.

지진의 원인은 보통 암석권에 있는 판(plate)의 움직임으로 설명한다. 일명 '판구조론'이다. 지구는 유라시아판, 태평양판, 북미판, 필리핀판, 아프리카판 등 15개의 판으로 이뤄져 있는데 맞닿아 있는 판들끼리 확장하거나 충돌하는 과정에서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반도는 유라시아판의 일부인 남중국판과 북중국판의 충돌 혹은 이동 결과로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한반도는 판 경계면에서 떨어져 있다. 반면 일본, 중국의 경우는 지각판 경계에 위치해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피해도 상당하다.

이진한 고려대 교수는 "지진은 판들의 경계부에서 95% 정도, 판 내부에서 5%가 발생하는데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는 한반도는 상대적으로 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이 적긴 해도 지진의 안전지대는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지진에 대한 기록은 서기 2년 고구려 유리왕 21년에 처음 등장한다. '삼국사기'(97회), '고려사'(84회), '조선왕조실록'(490회) 등 역사 문헌에는 지진에 관한 기록이 많이 나온다. 삼국사기 신라본기는 혜공왕 15년(779) 경주에서 큰 지진이 일어나 백성들의 가옥이 무너지고 죽은 이가 100여 명이나 됐다고 전한다. 이에 앞서 34년, 93년, 304년에도 땅이 갈라지고 샘물이 솟아오르는가 하면 집이 무너지고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건물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지진이 40번이나 일어났을 만큼 지진 활동이 매우 활발했다. 선조실록 29년(1596)에는 이렇게 묘사돼 있다. "평창에 우레와 같은 지진이 일어나 집이 흔들리다가 한참 후에 그쳤다. 정선 땅에서도 지진이 일어나 서쪽으로부터 동쪽을 향해 울리는 소리가 하늘을 진동했고, 지붕의 기왓장이 흔들려 거의 무너질 정도였다. 이에 사람들은 모두 놀라 정신을 잃었다."

한반도 지진은 주로 해안이나 해저에서 발생했지만 내륙도 이젠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진의 계기 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규모 5 이상의 10차례 지진 중 9회가 남한 지역이다.

유난히 대한민국은 안전불감증의 늪에 빠져 일어난 대형 사고가 잦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遇)를 범하지 말자. 유비무환. 철저한 사전 대비만이 답이다. 사고에는 리허설이 없다.

*'한국아파트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김규회의 色다른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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