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반전] 월드컵 본선 아시아 첫 진출국, 한국이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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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닷컴 승인 2022.12.03 21:47 의견 0

월드컵은 축구공 하나로 희망, 기쁨, 환희, 낙담, 절망들이 버무려진 한 편의 드라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11월 21일 팡파르를 울렸다. 카타르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개최된다.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카타르의 한낮 기온은 여전히 30℃를 넘나든다.

카타르 월드컵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아시아에서 역대 두 번째이자 중동 아랍 지역에서는 최초다. 각 대륙을 대표하는 32개국 팀은 12월 19일까지 우승 상금 4200만 달러(약 553억 원)와 FIFA컵을 놓고 혈전을 벌인다. 파울루 벤투호의 태극전사들은 11월 24일 우루과이와의 첫 일전을 펼쳐 0대 0으로 비겼다. 한국은 12월 2일 강호 포르투갈과 대결서 2대 1 역전승의 기적을 일구며 역대 2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1954년 처음으로 아시아의 대표로 스위스 월드컵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후 32년간의 침체기를 걷다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내리 10차례 연속 본선 티켓을 따냈다. 첫 승점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때(1무 2패)고, 첫 승은 1954년 첫 출전 후 48년 만인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다. 한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총 34경기에 출전해 6승 9무 19패를 기록했다. 6승 중 3승은 한일 월드컵, 나머지 3승은 독일·남아프리카공화국·러시아 월드컵에서 올린 승전보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기적을 일궈내며 새 역사를 썼다. 6월 4일 폴란드전에서 사상 첫 승(2대0)을 거둔 데 이어 16강, 8강, 4강 신화를 차례로 만들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첫 원정 승리라는 값진 결실을 얻었다. '원정 첫 승'은 세계무대 데뷔 52년 만에 거둔 실로 대단한 성과였다. 이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1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첫 원정 16강의 꿈을 달성했다. 진정한 축구 선진국으로의 진입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은 카타르 월드컵까지 포함해 통산 11번 본선 무대에 올랐다. '10회 연속'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6개국뿐이고, 아시아에서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성적은 유럽·아메리카를 제외하고 가장 뛰어난 성적이다.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아시아 축구 최강팀이다. 그렇다면 아시아 첫 월드컵 본선 진출국일까? 그렇지는 않다. 두 번째다. 1호는 인도네시아(당시 네덜란드령 동인도)다.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의 식민지 지배 시절이던 1938년 프랑스 월드컵에 '네덜란드령 동인도(Dutch East Indies)'라는 국명으로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당시 프랑스 월드컵은 제2차 세계대전을 앞둔 시점에 열린 마지막 지구촌 축제였다. 주최국과 전 대회 우승팀은 자동 본선 출전권의 특혜가 주어졌다. 35개 팀이 지역 예선을 치렀고, 15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대륙별로는 유럽 12개팀, 북중미 1개팀(쿠바), 남미 1개팀(브라질), 아시아 1개팀(인도네시아). 쿠바, 브라질, 인도네시아는 예선전 없이 프랑스행에 오르는 행운을 누렸다. 애초 아시아 지역 예선에는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참가 신청을 했다. 그런데 일본이 기권했다. 이 바람에 인도네시아가 아시아에 배정된 1장의 프랑스 티켓을 거머쥐었다.

운이 좋아 본선행 티켓을 얻었지만 결과는 낙제점이었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진 헝가리와의 1차전 경기에서 6대 0으로 대패했다. 골득실차(-6)는 참가국 가운데 꼴찌. 당시 인도네시아에서는 축구 빅경기가 있으면 기업과 상점들이 문을 닫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가 있었다. 어찌 됐든 인도네시아는 1패(무득점, 6실점)가 월드컵 본선에서 얻은 유일한 성적표다. 1960년 이전만 해도 아시아 축구와 세계 축구 수준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엄밀히 따지면 대한민국이 '정품' 월드컵 본선 아시아 첫 국가다. 일본과의 지역 예선을 거쳐 정식으로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한국아파트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김규회의 色다른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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