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지구 반대편 독일에서 한국을 만나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한국어 책, 전통 게임 등 체험코너 큰 호응

도서관닷컴 승인 2022.12.21 16:04 의견 0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도서전이 개최되는 'Frankfurt Messe(이하 메쎄)'는 세계적인 전시회와 박람회가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이다. 독일에 도착한 첫날, 공항에서 탄 택시 기사가 메쎄를 지나치며 이곳에서 도서전, 무역 박람회 등 다양한 큰 행사가 열린다며 꼭 한 번 방문해보라고 권했다.

서울의 코엑스 규모와 비슷할 것이라고 여겼는데, 전시장 메쎄는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실제로 코엑스보다 훨씬 크고 사람도 더 많았다. 전시장 앞에서 친구들과 만나는 것도 입장 게이트가 여러 곳이라 잘 확인해야 할 정도다. 전시장은 독일 지하철인 U반, S반과도 여러 통로로 연결돼 있다. 입장하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공항 출국장과 닮은 긴 복도와 무빙워크. 전시장은 국제관, 문학관, 교육관 등 여러 개의 섹션으로 나눠져 있고, 층마다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돼 있다. 부스들은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메쎄 안에는 카페나 식당, 기념품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있어 하루 종일 메쎄에 머무르며 도서전을 즐겨도 된다.

다양한 섹션 중에서 가장 궁금했던 곳은 국제관. 특히 한국관이었다. 섹션 6번, 그중에서도 6.1번 섹션을 찾아 한국관으로 갔더니 벽에 크게 써놓은 '책'이라는 글자가 반겼다. 한글 '서울국제도서전' 벽 뒤로 다양한 한국 출판사 부스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Why'를 출판한 예림당부터 불광미디어, 키다리북, 바람길 등 낯익은 출판사 부스들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현지 독일에서 구하기 힘든 한국어 소설책이나 시집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외국인들을 위한 책, 혹은 어린이를 위한 책들이 주를 이뤘다. 외국인들을 위한 맞춤형 도서는 접근부터 달랐다. 예림당의 'Why' 책 표지는 세계적 K-pop 가수인 BTS가 그려져 있었고, 바람길 출판사는 한국 음식과 문화재를 그림과 함께 소개하는 책들을 전시하고, 전통 윷놀이 게임 '돌아돌아 순라길'의 체험코너를 만들었다. 체험코너는 책을 읽고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퀴즈를 풀며 윷을 던지는 보드게임인데 외국인들이 하기 좋은 형식이라 흥미로웠다.

한국관에는 세계 각국의 출판 업계 종사자 혹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보였다. 외국인들이 부스에서 직접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책에 대해 질문하기도 하는 등 한국 책들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를 보고 있노라면 묘한 애국심이 발아한다. 뿌듯함과 자부심이 절로 느껴졌다. 당당한 한국어는 한국관이 아닌 다른 여러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네이버 웹툰 등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만화 포스터의 전시 부스가 크게 눈에 띄었다.

올해 주빈국인 스페인에서 주관하는 특별 전시장도 인기였다. 여러 전시장에서도 판화체험과 같은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해 관객들이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세계 최대 도서전이라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위상에 맞게 세계 각국의 책들을 만날 수 있어 혜택을 받은 기분이었다. 특히, 한국의 책들을 지구 반대편 독일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의미 있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친한 친구를 헤어졌다 다시 만난 것처럼 정말 반가웠다. 코로나19로 인해 닫혔던 문이 열리며 박람회장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책들과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 채워졌다. 국제도서전이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되길 바란다.

글·사진 프랑크푸르트=최민교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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