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독형통] 그림으로 고흐의 생을 엿보다
그림으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그림으로 본 고흐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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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9 11:20 | 최종 수정 2023.01.1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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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작은 마을 준데르트에서 들판을 뛰어놀던 일곱 살 아이가 노란 해바리기가 수북이 피어있는 곳을 발견합니다. 그곳에는 조그만 비석이 있었습니다.
비석에 새겨진 이름은 '빈센트 빌럼 반 고흐'.
태어난 날 바로 죽은 형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고흐. 죽은 자식을 황량한 벌판에 묻어야 했던 고흐의 어머니는 주변에 해바라기 씨를 한 움큼 뿌렸고, 그 해바라기가 해마다 만발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 뒤부터 해바라기는 고흐에게 절망을 뛰어넘은 희망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고흐는 해바라기의 강렬한 노랑 색조를 너무 좋아해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이 색조를 보면 다시 기운을 내곤 했습니다. 해바라기 그림을 그릴 때면 꽃이 일찍 지는 것을 잘 알기에 해가 뜨자마자 작업을 시작했고요.
고흐는 화가 인생 동안 유화 900여 점과 드로잉 1100여 점을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생전에 팔린 작품은 딱 한 작품이었습니다.
고흐는 멋진 풍광보다는 그 내면을 끄집어낸 그림을 그리고, 미화된 삶보다는 인생 그 자체를 그렸습니다. 길지 않았던 고흐의 삶은 인간이 경험할 만한 사연이 모두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희로애락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그 흔적이 그림에 담기면서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고흐는 열여섯 살 때부터 그림 판매상, 임시교사, 전도사로 일합니다. 영업 솜씨가 좋아 승진도 하지만 실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합니다. 어려운 사람을 돌보며 살겠다고 신학교에 가서 전도사로 활동했지만 성직자들의 위선에 실망해 신앙을 버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내 그림으로 사람들을 어루만지자. 힘겨운 실상을 그림으로 그리자. 한 장의 그림이 천 마디의 설교보다 더 감동이지, 그림을 본 사람들이 고흐는 마음이 참 따뜻하다고 말하게 하자' 생각하면서 화가가 되기로 합니다.
총상으로 숨진 고흐의 죽음을 둘러싸고 아직까지 많은 의문들이 남아 있습니다. 명확하게 밝혀진 사실은 없습니다. 하지만 고흐는 분명 역사상 최고가의 작품을 그려낸 화가이기 이전에 사람을 좋아하고 그리워했고, 자연을 사랑했고,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한 참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책은 고흐의 일생을 연대순으로 도판 자료 170여 점과 함께 소설을 읽듯 풀어내고 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를 둘러싸고 당시 고흐가 놓인 상황, 생활의 변화, 사람들과의 교류 등을 함께 언급합니다. 고흐에 대해 알려준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그림과 함께 다시 이야기로 살아나는 느낌이 듭니다. 고흐의 작품은 물론, 고흐에게 영향을 준 다른 화가들의 작품도 도판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김찬희 객원 북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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