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명언] 베이브 루스 "714개의 홈런은 1330번의 삼진을 당했기 때문"

도서관닷컴이 전하는 명언 이야기

도서관닷컴 승인 2023.01.26 17:51 | 최종 수정 2023.01.26 17:54 의견 0

야생야사(野生野死)의 상춘객들이 야구장으로 피크닉을 간다. 야구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홈런이다. 홈런왕 경쟁은 야구판을 키우는 촉매제다. 시원하게 날리는 한 방의 홈런은 피로회복제다. 그것도 한순간에 판을 뒤집는 역전 그랜드슬램이라면 엔드로핀은 무한대로 솟는다.

"끝나기 전에는 끝난 게 아니다." '야구 영웅' 요기 베라(Yogi Berra, 1925~2015)가 내던진 촌철살인의 명언이다. 이 말은 뉴욕 메츠 감독을 맡았던 1973년 시즌 중반, 팀이 상당한 부진에 빠져 우승과는 멀어 보였을 때 나왔다. 보란 듯이 메츠는 끝내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는 선수, 코치, 감독으로 무려 10개의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꼈다.

미국의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1895~1948)는 홈런의 '아이콘'이다. 그가 있기 전까지 홈런은 '가뭄에 콩 나듯' 했다. 원래 이름은 조지 허만 루스(George Herman Ruth). 베이브(Babe), 밤비노(이탈리아어로 '꼬마'라는 뜻)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그 유명한 '밤비노의 저주(Curse of Bambino)'는 보스턴 레드삭스가 그를 이적시킨 이후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월드시리즈 우승 문턱을 못 넘는 불운을 애칭인 '밤비노'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그는 뉴욕 양키스로 옮긴 이적 첫해(1920)에 54개, 이듬해에 59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1927년에는 60홈런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를 정복했다. 12번 홈런왕에 등극했고, 소속 팀을 7번이나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22시즌을 뛰며 통산 홈런 714개, 타율 3할4푼2리, 안타 2873개. 홈런 기록은 1974년 행크 아론(Hank Aaron, 1934~2021)이 755개의 홈런을 칠 때까지 아무도 다가가지 못했다. 타율은 아직도 난공불락의 요새로 남아있다.

그는 원래 보스턴 레드삭스(1914~1919) 시절 최고의 좌완 투수였다. 월드시리즈에서 29.6이닝 무실점 기록은(1916~1918) 42년간 누구도 깨지 못했다. 이후 투수에서 타자로 보직을 변경한 그는 뉴욕 양키스(1920~1934)에서 최고의 홈런타자로 맹활약하며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기만 하면 관객들은 서로 방향을 가리키느라 법석을 떨었다. 그때마다 "좋아, 저기에 쳐서 넣겠다"고 말하곤 했다. 언제나 정해진 자리에 쳐서 넣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주 여러 번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공을 쳐 넣었다.

1932년 시카고 컵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 그는 경기전 "홈런을 날리는 데는 공 하나면 충분하다"며 장담했다. 결국 예고 홈런 전설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타석에 들어서자 홈런을 날릴 곳을 손으로 가리켰다. 다섯 번째 공이 날아오자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런데 정말로 그곳에 홈런을 꽂아 넣는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이는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극적인 홈런의 하나로 꼽힌다. 석간신문 뉴욕 월드 텔레그램(New York World-Telegram)은 헤드라인을 "홈런을 치기 전에 미리 외치다"라고 장식했다.

홈런왕은 우연히 된게 아니다. 그는 "내가 714개의 홈런을 칠 수 있었던 것은 1330번이나 삼진을 당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의 물꼬를 튼 위대한 야구선수이자 스타였다.

*'한국교직원신문'에 연재했던 김규회 기자의 '역사 속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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