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없어 이어지고 펼쳐질 뿐"

국립중앙도서관, 고 이어령 1주기 추모 특별전시회 개최…2월 25일(토)부터 4월 23일(일)까지

도서관닷컴 승인 2023.03.06 10:06 | 최종 수정 2023.03.06 10:12 의견 0

시대의 지성이자 석학으로 불린 고(故) 이어령(1934~2022.2.26) 선생의 특별추모전이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어령 선생은 우리나라 문화 정책의 기틀을 마련한 초대 문화부 장관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은 이어령 선생의 1주기 추모 특별전시 「이어령의 서(序)」를 2월 25일(토)부터 4월 23일(일)까지 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과 공동으로 기획됐다. 개막행사는 지난 2월 24일(금) 국립중앙도서관 열린마당과 전시실에서 이뤄졌다. 이날 유가족 주관 추모식과 개막 행사에 유가족들과 관계자 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개막식 인사말에서 "고인은 한 곳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고인은 문인이었고 석학이었고 문화부 장관, 88올림픽 기획자였습니다 그는 진정한 자유인입니다"라고 추모했다.

문화창조자 이어령 선생은 저서 <디지로그>에서 급변하는 디지털시대에 빛나는 통찰력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고, 마지막 육필원고를 묶은 저서 <눈물 한 방울>에서는 타인에 대한 사랑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어령 선생이 지나온 발자취가 오롯이 담겨져 있다. 전시는 '침묵의 복도', '창조의 서재', '말의 힘, 글의 힘, 책의 힘', '이어령과 조우하다', '무한의 길', '굿나잇 이어령' 등 총 6개의 코너로 구성돼 있다. '침묵의 복도' 전시를 시작으로 '굿나잇 이어령'으로 끝을 맺는다. 어두운 복도에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전시는 어둡고 고요한 침묵의 길을 걸으며 애도와 묵상의 마음을 갖게 한다.

'침묵의 복도'를 지나면, '창조의 서재'를 만나게 되는데 굴렁쇠를 의미하는 둥근 원 안에 이어령 선생이 쓴 육필원고 1점과 생전에 사용했던 책상과 의자, 안경, 사전, 명함, 낡은 가방 등 소중한 유품들이 전시돼 있다. '말의 힘, 글의 힘, 책의 힘' 코너에는 어린이책 66책을 포함한 고인이 단독으로 집필한 저서 185권이 있는데, <저항의 문학(1959)>, <흙 속에 저 바람 속에(1963)>, <축소지향의 일본인(1982)>, <공간의 기호학(2000)>, <너 어디에서 왔니(2020)> 등 대표 저서 5권의 초판본을 볼 수 있다.

'이어령과 조우하다' 코너에서는 영상을 통해 88올림픽 개·폐회식 기획·연출자, 문화부 장관 시절의 모습은 물론, 손자를 안고 있는 평범한 일상의 모습 등 인간 이어령 선생을 만날 수 있다. '무한의 길' 코너에서는 이어령 선생 삶의 이력을 볼 수 있다. '굿나잇 이어령'은 관람객이 작성한 전시 감상 메시지가 이어령 선생의 얼굴로 완성되는 쌍방향 미디어아트 체험코너다.

이어령 선생을 소개하는 디지털컬렉션은 이채롭다. '우리 문화의 거인 이어령'이라는 주제 아래 총 5개의 세부 콘텐츠로 나눠 제작했다. '문학인', '문화 창조의 아이콘', '세계적 석학이자 교육자', '말과 언어로 본 에세이스트', '이어령 다시보기' 등이 그것이다. 콘텐츠는 QR코드를 이용해 핸드폰으로도 열람이 가능하다.

한편 전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도슨트 전시해설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사전 예약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전시실 출입구 근처 별도 공간에는 이어령 선생의 저서 89종을 비치해 관람객이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나는 아무것도 없는 빈 벌판에 집을 세우러 가는 목수이다'라고 한 이어령 선생의 말씀처럼 "전시를 관람하는 모든 분이 용기 있게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천천히 걸어가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글·사진=김제이 인턴기자

저작권자 ⓒ 도서관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