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건너 온 엄마
<엄마라고 더 오래 부를걸 그랬어>
김진태, 윤희병(구술) 지음‧316쪽‧작업실‧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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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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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눈을 마주보고 한참동안 얘기를 나눠 본적이 있나요? 엄마의 눈을 들여다보면 엄마의 과거와 나의 현재가 함께 보여요."
평생 초등학교 교사를 지낸 어머니와 30년을 예능작가로 살아온 아들의 인생 이야기. 90대 중반의 노모와 60세 아들이 툇마루에 앉아서 두런두런 지난 세월의 이야기를 나눈다.
노모는 1929년 벚꽃이 흩날리던 봄에 태어나서 대동아 전쟁과 한국전쟁을 겪었고 1960년 재건과 1970년 유신의 시대, 그리고 1980년 서울의 봄을 지났다. 2000년대 22세기의 여름을 지나고 있다. 노모가 지나온 세월들은 한마디 한마디가 생생한 근현대사다.
아들은 MBC-TV 우정의 무대 '그리운 어머니'를 집필하며 방송작가를 시작한 후, 예능작가로 활동해왔다. 그는 최고의 예능작가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 <#예능작가>와 개그맨 지상렬과 함께 50년간의 한국 현대사를 토크로 풀어낸 <술로 50년 솔로 50년>을 펴낸 바 있다.
책을 읽다보면 언젠가 한여름에 아카시아를 따먹던 소녀가 보이고, 가족의 바짓단을 줄이는 미싱 소리도 들린다. 잘 살지 못해 아끼고 아껴가던 시절에 마당에 떨어지는 햇볕도 아까워 뭐라도 말려야겠다고 생각하던 여자가 그려진다.
김규회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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