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반전] 미국 첫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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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닷컴 승인 2024.12.30 16:58 의견 0

2024년 11월 5일(현지 시각) 치러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78) 공화당 후보가 카멀라 해리스(60) 민주당 후보에게 압승을 거두며 백악관 복귀에 성공했다.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이 다음 선거에서 집권에 성공하는 것은 그로버 클리블랜드(제22대 1885~ 1889년, 제24대 1893년~1897년 재임) 대통령 이후 132년 만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선거인단이 선출하는 간접선거다. 선거인단은 총 538명. 상원의원(100명)과 하원의원(435명), 수도 워싱턴 DC에 배정된 선거인 3명을 합친 숫자다. 대통령이 되려면 선거인단 전체의 과반수인 최소 270표를 얻어야 한다.

선거는 승자독식(winner-take-all) 방식이다. 이 때문에 일반투표에서는 이기고도 정작 선거인단 투표에서 패배해 대통령이 못 된 경우가 있다. 1876년 러더퍼드 B. 헤이스, 1888년 벤저민 해리슨, 2000년 조지 W. 부시,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공화당 후보 트럼프에게 전체 국민투표에서 287만 표를 더 얻었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뒤져 낙선했다.

대통령 후보 누구도 선거인단 투표수의 절반 이상을 득표하지 못하면 하원이 최종 결정한다. 1800년 토머스 제퍼슨, 1824년 존 퀸시 애덤스의 대통령 당선 때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했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재선이 가능하지만 3선은 헌법으로 금지돼 있다.

미국은 1776년 독립했다. 초창기 아메리카 대륙의 13개 식민지는 영국과의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후 1783년 파리 조약(Treaty of Paris)에서 독립을 승인받았다. 독립 후 미국은 1787년 필라델피아에서 제헌의회를 열어 연방헌법을 제정했다. 이로써 연방정부가 수립됐고, 아메리카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의 시대가 열렸다.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1732~1799)은 미국의 국부(國父)로 존경받는다. 그는 1789년 연방헌법에 의해 선출된 미국 최초의 공인 대통령이다.

그런데 최초 대통령의 영예가 존 핸슨(John Hanson·1721~1783)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에 따르면 조지 워싱턴은 미국 최초의 대통령이 아닌 셈이다. 미국은 연방헌법이 제정되기 몇 해 전에 이미 한 나라로 합해져 있었다. 13개 연합정부는 1781년 연합규약(Articles of Confederation)을 비준했고, 신생 국가를 탄생시켰다. 연합규약은 어떤 의미에서는 미국의 첫 번째 헌법이었다. 연합규약은 8년 정도 법적 효력을 발휘했다.

메릴랜드의 존 핸슨은 조지 워싱턴을 포함한 의회 의원의 만장일치로 추대돼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그의 정식 직함은 '의회가 총의를 모은 미국의 대통령'이었다. 의회는 새 대통령에게 저택과 하인을 제공할 것을 가결했고, 미국의 모든 다른 사람보다 우선권을 가진다고 공표했다. 핸슨이 초대 대통령으로 불릴 만한 이유다. 조지 워싱턴은 "존 핸슨 각하, 미합중국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임명된 것을 축하합니다"라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핸슨은 재임 동안 재무부, 외무부, 국방부를 설립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의 미국 국새를 만들었다. 매년 11월 넷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선포하기도 했다. 또 여러 조약에도 서명했다. 초대 대통령으로서 나무랄 데 없는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핸슨은 임기 1년 규정 때문에 단 1년만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핸슨 이후로 1789년 연방헌법이 비준되기까지 여러 명의 대통령이 선출됐다. 엘리아스 부디노, 토머스 미프린, 리처드 핸리 리, 존 핸콕, 나단 고먼, 아더 세인트 클레어, 사이러스 그리핀 등이다. 이들이 조지 워싱턴보다 먼저 대통령을 지냈다.

*한국아파트신문에 연재 중인 '김규회의 色다른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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