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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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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호'가 환율의 파고로 휘청이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게 솟구치고 있다. 그야말로 '슈퍼달러' 시대다.
'달러(Dollar)'는 미국의 통화이면서 세계를 호령한다. 지구촌 어디서나 자국 화폐처럼 쓸 수 있는 화폐로 달러가 단연 최고다. 달러는 어디서 시작됐을까. 뜻밖에도 미국이 아니다. 달러는 원래 유럽 국가에서 통용됐던 은화를 가리키는 용어였다. 이 은화의 원조가 독일에서 화폐로 쓰던 '요아힘스탈러(Joachimsthaler)'다. '탈러(Thaler)'라고도 한다. '탈러'의 근원은 지금의 체코 영토인 보헤미아 지방의 야히모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6세기 초 보헤미아가 신성로마 제국에 편입되면서 야히모프도 자연스레 독일의 지배하에 들어갔다. 중세 보헤미아 지역은 은의 보고(寶庫)였다.
당시 쉬릭 백작은 1516년 야히모프의 요아힘스탈 골짜기에서 대규모 은광을 발견하자 프로이덴슈타인 성안에서 비밀리에 은화를 주조했다. 요아힘스탈러는 1519년 처음 제작된 은화의 인물이다. 은화 이름은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가 종국에 '탈러'로 통일했다. 그런데 정작 달러의 기원이 된 독일은 1873년 탈러에서 '마르크'로 화폐 이름을 바꿨다.
미국은 독립선언(1776년) 이후 대륙 회의(1785년)에서 달러를 미합중국의 첫 기준통화로 결정했다. 영국의 파운드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고, 스페인의 중남미 식민지 통화인 '다레라(daler)' 은화 이름을 활용한 결과였다. '다레라'의 영어 발음이 바로 달러다.
달러라는 말도 미국에서 처음 사용된 게 아니다. 스코틀랜드를 중심으로 한 영어권 국가에서 먼저 사용했다. 미국은 1792년이 돼서야 화폐 주조법을 제정하고 달러를 공식 화폐 단위로 지정했다. 달러가 미국의 화폐로 완전히 정착한 건 1913년 이후다. 미국의 2달러는 행운의 지폐로 유명하다. 지폐 속 인물인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노력할수록 행운은 더 따른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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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025년 1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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