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본능적으로 새로운 것에 끌린다. 익숙한 것에 권태로움을 느끼고 새로운 것에 설레임을 갖는다. 이보다 더 나가면 일탈이다. 일탈을 꿈꾸는 인간의 욕구 심리를 잘 표현한 것으로 '쿨리지 효과(Coolidge effect)'라는 용어가 있다.

쿨리지 효과는 미국의 제30대 대통령인 존 캘빈 쿨리지(John Calvin Coolidge, 1872~1933) 이름에서 따왔다. 수탉, 암탉을 두고 부인 그레이스 안나 쿨리지(Grace Anna Coolidge, 1879~1957)와 나눈 재미있는 일화가 그 유래다. 요약하자면, 농장에 있는 한 마리의 수탉은 한 마리의 암탉이 아니라 여러 암탉과 교미한다는 것이다.

쿨리지 현상은 실제 보편적인 사회에서는 수용되지 않는 스토리이긴 하다. 심리학에서는 쿨리지 현상을 반복되는 일에서 오는 권태감을 줄이기 위해 일시적으로 다른 일에 관심을 돌림으로써 일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사람의 변신과 변화는 행복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삶에 있어서는 자아의 실현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자아의 실현과는 좀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에서는 채우다만 물병처럼 늘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행복의 오아시스를 찾아 나서는 직장인 노마드(Nomad·유목민)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미지, 미래의 길은 가지런히 잘 닦여져 있는 꽃길이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지금의 현실보다야 낫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이같이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현실이 바뀌면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의 현상을 '파랑새 증후군(Blue bird syndrome)'이라고 한다. 가까운 주변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고, 먼 미래의 행복만을 몽상할 뿐 현재 일에는 관심이 없거나 정열을 느끼지 못하는 증상이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현재의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직장인에게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부적응 현상이기도 하다.

이 용어는 벨기에의 극작가이자 시인·수필가인 모리스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 1862~1949)의 동화극 '파랑새'에서 유래했다. 동화에서 주인공 남매는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달라는 요정의 부탁을 받고 길을 떠나지만, 결국 뜻밖의 장소에서 그토록 갈구했던 파랑새를 만나게 된다. 집안의 새장 속에 있던 새가 바로 행복의 파랑새였던 것이다.

미래에 대한 도전은 언제든 박수받을 만하다. 그런데 반복되는 일상이 싫다고 해서 그냥 뛰쳐나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가 힘들다. '미래=행복'이라는 도식은 항상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막연한 이상론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미래는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봄날만 있는 게 아니다.

기대감으로 가득 찼던 첫 설렘의 순간을 떠올려보자. 한 조사에서 이직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전 직장으로 돌아가길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우에 따라선 '구관이 명관'일 때가 있다. 본래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법이다. 남이 보기엔 내 떡도 작지 않다. 행복이라는 떡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다른 어딘가에 있을 행복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 다반사다.

우리는 매일 식사한다. 일상의 식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가장 중요한 건강을 선물한다. 대장장이는 한눈을 팔지 않는다. 지금의 이 순간에 집중한다. 쇠가 식어서 굳어지기 전의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쉴 새 없이 현재라는 망치를 두드린다.

내게 주어진 일상은 행복의 출발점이다. 행복은 먼 곳이 아닌 늘 가까운 곳에 있다. 모르고 지나칠 뿐이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오늘이라는 날보다 좋은 날은 없다"고 말했다. 꿈을 쫓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가 없이는 미래도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카르페 디엠(Carpe diem‧현재를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