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저마다 우물 안에 갇힌 개구리다. 눈을 가리고 생각의 한계를 긋는 벽이 존재한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기업은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새로운 제품은 각고의 노력 끝에 나온 희망의 꿀단지다. 어떤 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참신하고 기발한 제품으로 인정을 받아 주문이 속속 쇄도할 것으로 자신한다. 그런데 첫출발부터 예상 밖이다. 되레 새로 출시한 상품으로 인해 기존에 판매하던 다른 상품의 판매량이나 수익, 시장점유율이 감소한다. 일명 '자기잠식 효과(cannibalization)'다. 신제품이 기존의 자사 주력상품의 고객을 빼앗아 제살깎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자기잠식 효과는 식인풍습을 뜻하는 'cannibal'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한다. 식인종이 자신의 종족을 잡아먹듯이, 한 기업에서 새롭게 출시한 제품이나 기술이 기존에 판매하던 다른 제품이나 기술의 영역까지 침범해 해당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콜라 회사가 오리지널 콜라만 판매하다가 신제품으로 다이어트 콜라나 레몬 콜라를 내놓자, 기존 오리지널 콜라의 매출에 타격을 주는 상황이 그것이다.

'펠츠만 효과(Peltzman effect)'는 안전벨트, 에어백 등 자동차 안전장치가 오히려 운전자의 과신으로 난폭하게 운전해 사고가 더 늘어난다는 현상을 말한다. 사망 위험이 낮아짐에 따라 위험을 감수하고 속도를 더 내려는 운전자들의 심리에서 연유한다. 이를 처음 주장한 경제학자인 샘 펠츠만(Sam Peltzman) 미 시카고 대학 교수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1975년 안전장치를 의무화한 법률이 자동차 사고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었다.

'미다스의 손(Midas touch)'은 뭐든 손에 닿기만 하면 큰 성공을 거두는 초능력자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인 미다스는 기원전 8세기 무렵 소아시아 지역 프리기아 나라의 국왕이었다. 그는 매우 탐욕스러워 엄청난 재산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부귀를 원했다.

어느 날, 병사들이 국경 근처 산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한 노인을 데려왔다. 병사들은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이웃 나라의 첩자 같다"고 보고했다. 미다스는 단박에 그 노인이 '술(酒)의 신' 디오니소스의 스승 실레노스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약삭빠른 미다스는 실레노스를 극진하게 대접했다. 심지어 선물까지 주면서 집으로 돌려보냈다. 디오니소스는 스승 실레노스로부터 일련의 사정을 전해 들었다. 디오니소스는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미다스에게 한 가지 소원을 말해보라고 했다. 미다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하는 능력을 달라고 했다.

미다스는 만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하는 것에 환희를 느꼈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큰 문제가 생겼다. 음식을 집어 드는 순간 음식이 황금으로 변해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그는 상심하면서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그러자 딸이 문병을 왔는데, 딸을 무심코 안았다가 딸마저도 황금으로 변해버린 게 아닌가. 미다스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뒤늦게 후회했다. 급기야 디오니소스에게 원상태로 되돌려 달라며 간청했다. 미다스는 디오니소스의 선심으로 강물에 목욕함으로써 원래대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우리는 경험의 잣대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 시각은 온전히 본인 만의 것이다. 자만은 또 다른 자만을 부른다. 자만과 자신감은 의미가 다르다. 자신감은 다른 사람들의 장점을 받아들이면서 키운 자생력이다. 잘 나갈 때일수록 때로는 뒤를 돌아보며 자만하거나 오버페이스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