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BTS에 열광하고, 매운맛에 탐닉할까?
□ 문화는 유전자를 춤추게 한다
장수철 지음/바틀비
이 책은 국내 학자가 쓴 첫 '유전자·문화 공진화론' 해설서다. 연세대에서 생물학을 강의하는 저자는 어떤 문화예술이 거의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선호된다면 거기에는 '생물학적' 이유가 존재하며 이는 유전자 차원에서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책은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각 장은 독립적인 주제를 다루되 전체적으로는 한 줄기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K팝(1장), 한식(2장), 이타성과 K드라마(3장) 등 일상적으로 접하는 당대 사회문화적 현실에서부터 인간의 성적 진화(4장), 가족관계(5장), 소통 능력과 사회성(6장) 등 보편적 주제로 점점 주제를 확장한다. 후반부에서는 농업혁명이 현대 인류의 유전자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7장)를 비롯해 질병(8장), 목축과 유당 분해 능력(9장), 문화의 다양성 및 인간 주변 생물들의 유전적 변화(10장)까지 구체적인 유전자의 변화를 추적한다.
무한한 기쁨의 세계에 입성하는 법
□ 당신의 저녁에 클래식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아리아나 워소팬 라우흐 지음·고정아 옮김/다산북스
우리는 200여 년 전 베토벤 교향곡 5번 초연 공연장의 맨 앞 줄 정중앙에 앉았던 사람만큼이나 클래식을 즐길 자격이 충분하다. 자격이 충분하다는 말은 사실 아무런 자격도 필요 없다는 말이다. 월드클래스 바이올리니스트인 저자는 클래식 음악의 고립과 오해에 빠뜨린 엘리트주의와 특권 의식의 벽을 통쾌하게 부숴버린다. 클래식을 전혀 모르지만 이제부터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훌륭한 입문서로, 예전부터 클래식을 사랑해온 사람에게는 새로운 방식으로 클래식을 향유하는 기쁨을 선사한다. 클래식계에 떠도는 미신, 저주, 세상에서 가장 비싼 악기의 가격 같은 흥미로운 잡다한 이야기들도 풍성하게 책에 담았다.
매일매일 읽고 생각할 톨스토이의 인생 잠언집
□ 오늘 하루, 톨스토이처럼
레프 톨스토이 지음·이항재 옮김/스토리텔러
위대한 작가이자 사상가였던 톨스토이는 20년 가까이 발췌한 성현들의 명언과 세계의 속담, 격언, 금언, 그리고 동서양의 종교 경전, 고대 및 현대의 사상가와 철학자들의 책에서 뽑은 보석 같은 글귀들을 모아 일력 형식으로 엮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과 머리로 저자들의 글과 사상을 음미하고 재해석하면서 원문의 자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옮겼다. 말하자면, 성현들의 글을 단순히 번역해 집대성한 것이 아니라 톨스토이 자신의 독창적인 작품이다. "명예는 명예를 뒤쫓는 사람에게서는 달아나고, 명예를 피하는 사람을 뒤쫓아 간다.(탈무드, 5월)" 이 책은 2012년 발간된 '톨스토이의 행복한 하루'의 미진한 부분을 새롭게 옮긴 전면 개정판이다.
다시 쓰는 유럽사의 빛과 그림자
□ 저스티스의 한 뼘 더 깊은 세계사:유럽편
저스티스(윤경록) 지음/믹스커피
이 책은 유럽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고대부터 중세, 근세, 근대 그리고 현대까지 연대기 순으로 압축해 스토리텔링으로 전하는 세계사다. 구독자 14만의 역사 유튜브인 저자는 영상 '유럽사 이야기'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부분을 채우고 사진과 그림, 지도를 배치해 영상보다 더 직관적으로 다가가도록 했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선 찬란한 영광의 고대 유럽사를 다룬다. 2부는 암흑 같은 대흥망의 중세 유럽사를 보여준다. 3부에서는 르네상스·종교개혁·대항해 시대 등의 전 인류적 분기점들을 이어간다. 4부 혁명·자본·제국의 근대 유럽사에선 산업혁명과 프랑스대혁명 등이 이어지고, 자본주의가 태동한다. 5부에선 혼란한 파국과 황금의 현대 유럽사를 다룬다.
시간은 선생이 되어 매 순간 가르침을 준다
□ 이 달의 심리학-일 년, 열두 달 마음의 달력
신고은 지음/현암사
1월부터 12월까지 총 12개의 챕터로 이뤄진 이 책은 한 달이 끝날 때마다 그 달의 마음사전과 할 일을 덧붙였다. 우리 인생 안에서 열두 달은 또 다시 시작하고, 그 시간을 보내는 동안 우리는 느리지만 조금씩 나아진다. "우리는 일 년 동안 도토리를 줍듯 심리학이 주는 지혜를 모을 것이다. 3월의 도토리, 4월, 5월, 6월의 도토리... 다시 2월의 도토리까지"(머리말 중에서) 일 년을 짚어보며 기쁘거나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바라보는 것은 그 시간들을 돌아보고 미래의 자신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다.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에 대해 친절하고 다정하게 설명하는 심리학책이다. 심리교육기업 퍼스널마인딩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대한민국을 사랑했던 교황 프란치스코
□ 프란치스코 교황 어록
김근수 편역/동연
'청빈의 삶'이 표상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1936~2025)이 2025년 4월 21일 바티칸에서 선종했다. 교황은 전쟁에 진심으로 가슴 아파했던 가난한 이들의 성자이자 소탈한 약자의 벗이었다. 이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재임 기간 13년의 어록을 모두 수집하고, 한국어에 맞게 편역·선별해 펴낸 책이다. "예수님은 철학이나 이념을 가르치러 오신 것이 아니라 당신과 함께 가야 할 길을 가르치러 오셨습니다."(2014.2.22 바티칸)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이 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게 되어, 또 무엇보다 한국 국민들과 그 풍요로운 역사와 문화의 아름다움을 만나게 되어서 기쁩니다. 이 민족의 유산은 오랜 세월 폭력과 박해와 전쟁의 시련을 거쳤습니다."(2014.8.14 대한민국) 저자 김근수는 2014년 8월 방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고, 저서 '교황과 나'(2014)를 헌정했다. 현재는 유튜브에서 신약성서를 강의하고 있다.
아직 살아 있어, 오직 살아 있어 아름답다
□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신경림 지음/창비
'국민시인' 신경림(1936~2024)은 1956년 등단 이후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세상에서 소외된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그들과 함께 걸어왔다. 시인이 세상을 향해 남긴 마지막 한마디는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바로 이번 유고 시집의 제목이기도 하다. 시인의 1주기를 맞아 출간되는 이번 시집은 생전 마지막으로 펴낸 '사진관집 이층'(2014) 이후 11년 만의 신작이다. 시인은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쉽게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밝은 눈으로 시를 썼다. "세상은 어둡고 세찬 바람은 멎지 않는다. 나는 집도 없고 길도 없는 사람. 달도 별도 없는 긴 밤에, 빈주먹을 가만히 쥐어보면 문득 내 앞에 나타나는, 당신은 나의 마흔에서 온 사람."('당신은 시간을 달리는 사람' 중)
낯선 곳에서는 늘 내가 낯설다
□ 그래도 여행은 하고 싶어
이희진 지음/모아북스
18개국 36개 도시의 풍광과 이야기를 담은 이 책에서 저자는 각 여행지의 볼거리, 먹을거리, 풍경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떠남과 돌아옴, 익숙함과 낯섦 사이에서 여행의 의미와 여행지에서 공감하는 추억을 공유한다. "수년 간 반복해온 거친 여행길은 깨달음이 되었고, 인생의 스승이 되어 주었다. 나는 여행을 통해 인생을 배웠다"(프롤로그 중) 홀로 낯선 도시의 골목을 다니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인생이 날마다 새로운 기쁨이며 그러기에 더 살만한 것임을 공감하게 된다. 저자 이희진은 20대 후반에 떠난 어학연수를 계기로 세계 여행의 매력에 눈을 떴고, 이후 꿈을 좇아 정착한 회사에서 20년 가까이 몸담고 있다. 현재 종합 커뮤니케이션 회사에서 국내외 기업들의 홍보 컨설팅과 위기관리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책이 좋아지는 마법 같은 도서관 이야기!
□ 읽지 마! 도서관
이지음 글·이로우 그림/킨더랜드
독서 판타지 동화책. 독서왕 서연이는 엄마가 짜놓은 뻑뻑한 시간표에 따라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좋아하는 책 한 권을 마음껏 읽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비밀스러운 빨강 책을 발견한다. 그리고 서연이의 눈앞에 판타지 같은 '읽지 마! 도서관'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 곳에서 읽고 싶던 책들을 마음껏 고르고, 만화 속 주인공 루나와 함께 모험을 즐기며 진짜 자유를 경험하게 된다. 점점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솟아나면서 '읽지 마! 도서관'의 비밀을 알게 된다. 서연이가 '책을 읽고 싶다'는 진심을 깨닫는 과정은 억지로 책을 읽히는 방식이 아닌 '읽고 싶어지는' 환경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전한다. 저자 이지음은 '강남 사장님'으로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다.
쇼핑몰의 허름한 지하 공간에 도서관을 만들라고?
□ 세상에 왜 도서관이 필요한가
양쑤추 지음·홍상훈 옮김/교유서가
한 명의 문학 교수가 임시직 공무원이 되어 '무에서 유'를 창조한 지역도서관 건립 분투기. 대학 교수인 저자는 박사 학위자를 대상으로 정부 기관 임시직을 선발하는 공고를 보고, 캠퍼스를 벗어나 공무원 사회에 몸소 들어가볼 결심을 한다. 예상하지 못했던 '도서관 건립' 임무가 내려오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공간에 '작지만 제대로 된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난관에 부딪힌다. "베이린구는 시안시의 중심 지역이고, 시안은 13개 왕조의 도읍이었던 유서 깊은 도시이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따로 있었다. 닝 관장이 가져온 계획서에 따르면 장차 내가 맡게 될 이 '시안시 베이린구 도서관 건설 프로젝트'는 도서관을 지하에 건설한다는 것이었다."(42쪽) 이 책은 공공 도서관의 설계에서 서가의 구성, 선정 도서 하나하나에 얽힌 고민과 에피소드까지, 읽는 이의 마음을 달구는 책 이야기이자, 우리가 '왜 도서관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지'를 조용히 증언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