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기관이야기] 가마쿠라 근대문학관: 역사도시에서 근대문학가 창작의 산실로

도서관닷컴 승인 2022.07.05 19:41 | 최종 수정 2022.07.21 10:47 의견 0


일본 가나가와현에 있는 도시 가마쿠라는 19세기말 도쿄에서의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오랜 역사도시 이미지와 더불어 '문학도시'로 성장했다. 더 나은 창작환경을 찾아 이동한 문학가들의 활동을 통해서다. 이 유서 깊은 지역의 저택과 정원에 가마쿠라 근대문학관이 있다. 문학관은 지역과 인연이 깊은 문학을 테마로 근대 문학가들의 작품과 자료를 수집, 보존, 전시하고 있다. 지역 연고가 있었던 문학가들의 친필 원고·편지·애장품 등 다양한 자료를 기반으로 근대문학의 이해를 확산시키기 위해 1985년 설립됐다.

근대 문학가들의 유족 및 관계자, 수집가들의 기증을 통해 컬렉션을 확장하고 있다. 전국의 문학관과 연계해 약 120만점(2018년 4월 현재)에 달하는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웹으로 공개하고 있는 가나가와 근대문학관과 연계해 일본 근대문학 연구를 발전시키고 있다.

희소 자료를 포함한 소장 자료에 대한 큐레이션을 통한 전시회와 이와 연관된 강연회와 낭독회 등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2022년에는 상설전 이외에 '가마쿠라시대 여명, 문학으로 읽는 시작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여명기를 다룬 고전에서부터 근현대 작품까지를 특별 전시했다.


문학관은 특히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봄의 눈'에 등장하는 별장의 모델로도 잘 알려져 있다. 원래 이 건물은 옛 마에다 후작가의 가마쿠라 별장이었다. 메이지 23년(1890)에 제15대 당주가 일본식 건축관을 지으면서 시작됐고, 메이지 43년(1910)에 화재로 소실된 후에 서양식으로 재건됐다. 쇼와 11년(1936)에 제16대 당주가 전면 개축을 실시해 현재의 저택모습이 완성됐다.

서양식 건물 내부는 당시 유행한 아르데코의 양식을 따르고 있지만 일본의 건축양식도 곳곳에 도입해 근대건축물로도 가치가 높은 건물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덴마크 공사와 사토 에이사쿠 총리가 별장으로 빌려 사용하기도 했다. 1983년 제17대 당주가 이 건물을 가마쿠라 시에 기증해 오늘의 문학관으로 개관,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현재 가마쿠라 시의 경관 중요건축물로도 지정돼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글·사진=박미향 와세다대 방문학자

저작권자 ⓒ 도서관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