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기관이야기] 독일 베를린 '페르가몬 박물관': 헬레니즘 시대 번영했던 페르가몬 왕국의 수도

'이슈타르의 문' 등 고대의 기념비적 건축물 생생

도서관닷컴 승인 2022.10.12 10:35 의견 0

독일 베를린에는 이른바 '박물관 섬'이 있다. 독일 베를린 슈프레강 북쪽 끝에 유명한 5개의 박물관이 있는데, 이를 '박물관 섬(Museumsinsel)'으로 부르고 있다. 이중 페르가몬 박물관(Pergamon Museum)은 1930년 개관한 후 독일 박물관 중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페르가몬 왕국의 수도 페르가몬은 헬레니즘 시대에 번영했다. 이때 지어진 페르가몬 대제단을 그대로 이 박물관으로 옮겨왔기에 페르가몬 박물관이라고 이름 지었다. 박물관에는 고대 그리스, 로마, 이슬람, 중동 등에서 출토된 여러 가지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신바빌로니아 시대 바빌론으로 들어가는 문이었던 '이슈타르의 문', 서기 2세기 밀레토스에 지어진 '밀레토스 시장 문' 등이 있다. 특히 이 전시품들은 실제 크기 그대로 옮겨지거나 재건됐다. 박물관 입장 후 이슈타르 문을 통과하면 곧바로 밀레토스 시장 문이 나타난다. 이곳부터 고대의 기념비적 건축물들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2022년 10월 현재 페르가몬 대제단은 복원 작업 중에 있어 관람을 할 수 없다.

현재 페르가몬 유적지에서는 페르가몬 유물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19세기 말 독일 발굴단이 오스만 제국의 허가를 받아 페르가몬의 유물들을 대부분 독일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유물들은 파편들을 맞추는 복원 작업을 거쳐 현재 페르가몬 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오스만 왕조 시기에는 문화재 보존에 대한 인식과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유물들이 독일로 모두 반출될 수 있었다. 쇠락하고 있던 오스만 왕조 말기에 얻은 승인이 과연 정당한지, 유물 반환에 대한 논쟁은 현재에도 진행형이다.

페르가몬 박물관은 크게 고대관, 근동 아시아관, 이슬람 미술관으로 나눠져 있다. 영어와 독일어로 된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하며, 매주 일요일엔 무료 개방된다.

글·사진 독일=최민교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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