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은] 경남의 동네책방…삶의 향기 느껴진다

경남의 책방, 도서관에 깃든 소소한 일상의 공간을 엿보다
'책과 사람, 삶이 머문 공간'

도서관닷컴 승인 2022.01.11 16:02 | 최종 수정 2023.04.09 15:30 의견 0
강상도 지음·북랩·246쪽·1만3800원

때론 사소한 뒤틀림, 균열, 흔들리거나 서툴고 낯선 것들의 불안감이 순간으로 포착된 것도 포함돼 있다. 반성을 하거나 가끔 떠난 여행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것들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도전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전국의 책방보다 흔하지 않는 경남의 동네책방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겼다. 인터넷으로 검색하거나 책자를 알아보고 찾아갔다. 가는 길은 어려웠다. 특히 남해의 작은책방은 농촌마을의 언덕을 지나 어느 골목길에 맞닿았다. 그 책방들이 아직도 아른거린다. 김해부터 창원, 진주, 통영, 양산, 밀양, 남해 등 경남을 구석구석 누볐다.

부부, 오누이, 친구, 직장동료, 가족 등이 함께 꾸려가는 책방에서 독립출판물을 팔거나 술, 책과 커피를 곁들어 그 공간을 담아내고 있었다. 한옥의 아름다운 멋, 아이를 위한 그림책, 헌책만을 고집하거나 게스트하우스를 위한 책방 등은 저마다 매력이 넘쳤다. 동네 도서관도 그 얼마나 좋은 향기가 나는지 따뜻함이 책 속에 가득 퍼졌다.

카메라와 메모할 수첩을 들고 주말마다 찾아간 책방은 어느새 4년이 훌쩍 지나갔다. 계절의 변화를 동네책방의 공간에서 느끼곤 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책들이 머무는 공간으로 떠난 여행은 늘 설레며 행복했다.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인터뷰를 꺼리거나 냉랭하게 대하는 경우도 많았고, 개인적 삶을 방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늘 불안했다.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좋은 것만 글로 담아 그 안의 진정한 이야기를 다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최근 몇몇 책방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팠다.

동네책방과 도서관이 가진 소소한 삶과 공간을 담아낸 것이 이 책이다. 주말마다 찾아간 책방과 도서관이 가끔은 그립다. 각기 다른 색깔로 빚어낸 개성이 뚜렷한 어조의 속삭임, 희망을 품고 사는 책방지기가 만들어가는 그 안의 책, 삶, 사람들이 이야기들이 또 어떤 생채기의 아픔을 거쳐 가슴 진한 속살을 벗겨낼지 궁금했다. 책방과 도서관이 지금 놓인 것과 앞으로 나아갈 걸음에 대해 언제나 고민하고 가슴에 품고 한 걸음 한 걸음 살아가는 모습들이 늘 생생하게 들려온다.

반바지에 티셔츠만 입고 동네책방에 자연스럽게 들러 책을 사는 동네사람들을 봤다. 동네책방은 이런 곳이다. 말을 하지 않아도 공간이 주는 매력은 이끌림이다. 이끌림에 책문화가 흐르고, 사람·장소·환대적 의미가 가치롭게 변한다. 오랜 아름다움이 축적되어 있는 동네책방에서 향기로운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책방의 존재가치를 높여주는 것은 동네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삶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동네책방에서 책을 구입하고 문화를 만나는 시간을 가졌던 소소한 발견이 나를 이끌어주고 책문화를 그리게 한다. "책방지기만의 철학을 담은 책방은 그 향기가 다르다.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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