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독형통] 집으로 가는 길, 한 뼘 더 큰 아이
혼자 갈 수 있어
도서관닷컴
승인
2022.07.04 17:41 | 최종 수정 2022.07.14 17:37
의견
0
학원 앞, 어른들이 아이들을 기다립니다. 초등학교 1,2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는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매일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데리러 오는 할아버지가 안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할아버지가 좀 늦으셨네요.
할아버지가 도착하자 아이는 혼자 집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할아버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이는 킥보드를 타고 출발합니다. 늘 다니던 길인데 살짝 헷갈립니다. 잠시 한눈도 팝니다. 횡단보도에서는 차분하게 신호등을 기다려봅니다. 혼자 가는 길이 두렵지 않습니다. 힘차게 날아오릅니다.
아이가 과연 혼자서 집까지 갈 수 있을까요? 책에는 아이가 스쳐 지나치는 곳의 풍경과 아이의 내면을 표현한 글이 고스란이 녹아 있습니다. 마치 독자에게 아이와 함께 킥보드를 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길이 헷갈려 당황하기도 하고 스스로 기특해하기도 하는 아이의 표정이 다양합니다. 지나치는 풍경 속 사람들은 아이가 길에서 흔히 마주칠 법한 일상적인 모습입니다.
작가는 아이의 뒤를 따르는 할아버지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아이는 넘어져도 당황하지 않고 툭툭 털고 일어나 제 갈 길을 갑니다. 어느새 아이 뒤를 따르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됩니다. 오늘은 처음 혼자서 집으로 가는 연습을 했습니다. 이렇게 아이는 조금씩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스스로 경험하는 일들도 늘어나겠지요.
책의 글과 그림에는 아이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 있습니다. 아이의 마음과 행동을 사랑으로 관찰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쓰고 그린 작가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어린 독자라면 책의 주인공처럼 혼자 집으로 가는 시도를 해보고 싶어할 것 같네요. 물론 이를 지켜보며 따라오는 어른을 믿으면서요.
김찬희 객원 북리뷰어
저작권자 ⓒ 도서관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