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독형통] 환상 _ <갈매기의 꿈> 그 이후
환상 : 어느 마지못한 메시아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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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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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바크? 그 리처드 바크!'
낯익은 저자 이름에 얼른 검색을 했습니다. 아직 생존 작가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 제목은 왜 이리 생소한 걸까요?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조나단은 참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있습니다. '공중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알고 싶어서' 하늘로 날아오른 그 '조나단'입니다. 마치 고전인 듯 착각하게 되는 <갈매기의 꿈>은 1970년에 출간되었습니다. 그런데 1936년생인 리처드 바크의 이후 작품들이 회자된 기억은 잘 나지 않았습니다.
이 책 <환상>은 1977년 출간되었는데, 국내에서는 여러 출판사를 거치며 번역되었지만 절판을 거듭했습니다. 신경림 시인의 번역판도 있었다고 합니다.
책 제목은 원제(ILLUSIONS: The Adventure of Reluctant Messiah)를 그대로 살렸습니다. '메시아' 앞에 붙은 '마지못한'이라는 단어에 대한 의문은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풀려가는 느낌입니다.
자동차 수리공이었으나 스승이고 메시아이기도 한 기적의 일꾼이라고 불리던 한 남자는 매일 기적을 만들어주길 원하는 사람들의 요청을 거부하고 다시 기계가 있는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이 남자가 바로 마지못한 메시아, 도널드 쉬모다입니다. 어느 날 도널드는 트레블 에어를 타고 리처드가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집시 비행사라고 부릅니다. 리처드는 도널드가 이상하고 신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태우는 사람들이 뭔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도널드는 리처드에게 '메시아 지침서'라는 책을 건네주며 뭔가 의문이 들 때 아무 곳이나 펼쳐보라고 합니다. 리처드는 도널드가 준 책 속에서 과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도널드가 리처드와 나누는 대화와 '메시아 지침서' 속 문장에는 세상과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우리의 진정한 정체성이 무엇인지, 때로는 촌철살인 같은 인생의 깊은 지혜가 무엇인지가 들어 있습니다. 밑줄을 긋게 만드는 문장들이 꽤 많습니다.
"그대에게 주어질 선물 없이 어떤 문제가 주어지는 그런 경우는 없다. 그대가 문제들을 찾아다니는 이유는 그러한 문제가 그대에게 안겨줄 선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_p86
"그대에게 어떤 소망이 이루어질 때 그 소망을 이루어낼 힘 역시 반드시 함께 주어진다. 하지만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대 수고해야 할 수도 있다."_p146
조나단의 힘이 워낙 막강했기 때문일까요? 도널드와 리처드는 한국에서는 힘을 잘 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갈매기의 꿈> 에서 처럼 우리가 기억하는 명확한 메시지를 기대한다면 <환상>은 읽기 쉬운 책은 아닙니다. 흑백영화를 보는 듯한데 순간순간 컬러 화면이 확 다가왔다가 눈을 번쩍 뜨게 하는 장면이 있다고나 할까? 이번에는 <환상>이 선전하길 기대해봅니다.
김찬희 객원 북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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