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반전] 역대 한국 IOC 위원 중 정재계 인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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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닷컴 승인 2024.01.21 18:21 의견 0

우리나라 스포츠 외교가 황금기를 맞고 있다. 김재열(5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이 지난 10월 17일 한국인으로는 12번째 IOC 위원으로 선출됐다. 김 신임 IOC 위원은 지난해 6월 ISU 창설 130년 만에 비유럽인 최초로 회장직에 선출된 바 있다. 이번 김 위원의 합류로 이기흥, 유승민 위원 등 3명이 동시에 활동하는 한국인 IOC 르네상스 시대를 18년 만에 다시 열게 됐다. 위원이 3명 이상인 국가는 세계에서 7개다.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은 스포츠 제전이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문화·사회·경제적인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IOC)가 올림픽을 관장한다. IOC는 1894년 근대 올림픽을 부활시킨 프랑스의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의 주도로 출범했다. 현재 IOC 회원국은 206개국. 우리나라는 1947년, 북한은 10년 후인 1957년 회원국이 됐다. 본부는 스위스 로잔에 있다.

IOC 위원은 세계 어디를 가도 국빈 대우를 받는다. 비자 없이 외국을 여행할 수 있으며 투숙한 호텔에는 소속 국가의 국기가 게양된다. IOC 위원장은 '스포츠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교황이나 유엔 사무총장에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현 IOC 위원장은 독일 출신의 토마스 바흐(70). 2013년부터 제9·10대 위원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IOC 위원의 정년은 70세. 다만 1966년 이전에 피선된 위원은 종신, 1999년 이전에 피선된 위원은 80세다. 임기는 8년으로 재선이 가능하다. IOC 위원 정원은 최대 115명까지다. 현재는 107명이다. 개인(70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IF 대표·8년 재임 선수대표(이상 15명씩)로 구성돼 있다. IOC 선수위원은 올림픽 메달리스트 중에서 선발한다.

한국은 1955년 이래 총 12명의 IOC 위원을 배출했다. 이들은 모두 스포츠계의 거물이었을까. 아니다. 이기붕 전 부통령, 장기영 전 경제부총리, 김택수 전 공화당 원내총무, 박종규 전 경호실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등 정치인이거나 경제인 출신이 더 많았다. 하지만 대한체육회장 또는 가맹단체회장 등을 거치며 국제 스포츠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인 경력은 있다.

이승만 정권 당시 2인자로 잘 알려진 이기붕(1896~1960) 전 부통령이 한국인 초대 IOC 위원(재임 1955∼ 1960년)이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지만 체육인으로서의 업적은 신통치 않다. 두 번째 IOC 위원(재임 1964∼1966년)은 학계·체육계에 큰 족적을 남겨 '한국의 쿠베르탱'이라고 불리는 이상백(1903~1966) 씨다. 한국일보사를 창립하고 경제부총리를 지낸 장기영(1916~1977) 씨가 세 번째 IOC 위원(재임 1967∼ 1977년)을 역임했다. 그는 국제 스포츠계에서 '코리안 타이거'로 통했다.

제4대 IOC 위원(재임 1977∼ 1983년)은 공화당 원내총무 출신인 김택수(1926~1983) 씨. 한국이 올림픽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따게 하는 등 한국 스포츠의 기초를 다지는 데 진력했다. 제5대 IOC 위원(재임 1984∼1985년)은 박정희 정권 시절 최장수 경호실장을 지내며 '피스톨 박'의 별칭을 가졌던 박종규(1930~ 1985) 씨. 그는 역대 한국 위원 중 최단명(17개월, 1984. 7~1985. 11)을 기록했다.

제6대 IOC 위원(1986∼2005년)은 우리나라 체육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김운용(1931~2017) 씨다. 1992년 7월 IOC 위원에 오른 지 6년 만에 '지구촌 스포츠 부통령'으로 불리는 한국인 첫 IOC 부위원장에 당선됐다. 그는 2001년 7월 유색인으로는 최초로 대권 도전에 나서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7대 IOC 위원(재임 1996∼2017년)인 이건희(1942~2020) 전 삼성그룹 회장, 제8대 IOC 위원(재임 2002~2007년)인 박용성(83) 전 두산그룹 회장에 이어 올림픽 '금빛 발차기'로 유명한 문대성(47) 씨가 제9대 IOC 위원(재임 2008∼2016년)을 지냈다. 이후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41) 씨가 제10대 IOC 위원(2016∼2024년), 이기흥(68) 대한체육회장이 제11대 IOC 위원(2019∼ 2025년)으로 활동 중이다. 한 나라의 IOC 위원 수는 곧 스포츠 외교력의 중요한 잣대다.

*'한국아파트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김규회의 色다른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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