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인류 문명과 함께해 온 지식의 보고(寶庫)다. 고대 도시국가 에블라의 궁전 문서보관소부터 중국 황실의 장서각, 조선시대의 규장각에 이르기까지 도서관은 언제나 책과 기록물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신성한 곳이었다. 근대 이후 서구에서 발전한 공공도서관은 시민 모두에게 열린 지식의 장으로 자리 잡았으며, 대한민국 역시 해방 이후 짧은 기간 동안 공공도서관의 토대를 다져 민주공화국 시대의 중요한 사회 기반 시설로 성장했다.

오랫동안 도서관은 '건물 안의 엄숙한 공간'으로만 인식돼 왔다. 2022년 닻을 올린 서울야외도서관은 이러한 도서관의 전통적 개념을 과감히 재정립한 일종의 사회적·문화적 실험의 결과물이다. 책장을 광장으로 옮기고 의자를 하천길에 배치함으로써, 도서관은 시민의 일상 속으로 한층 가까이 들어왔다. 서울야외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한 혁신 모델이자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2023년에는 대한민국 최초로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 녹색도서관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같은 해 시민들이 뽑은〈서울시 10대 뉴스〉1위에 선정되며 국내외에서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다.

『책 읽는 시민이 답이다』는 세계 최초로 시도된 혁신적인 도서관 모델인 서울야외도서관의 도전 과정을 생생히 담아낸 책이다. 사업 시작부터 준비 과정, 현재의 운영 모습, 그리고 향후 계획까지 도심 한복판의 '열린 서재'로 자리 잡은 도서관의 현장을 구체적인 사례와 풍부한 자료를 통해 소개한다. 더불어 공공도서관이 도시 공간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문화적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 지를 다각적으로 탐구한다.

책은 총 네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도서관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다가오는 미래를 조망하고, 2부에서는 책과 사람, 공간의 재해석-서울야외도서관의 실험을 다룬다. 3부에서는 서울야외도서관이 추구하는 가치들을 정리하고, 4부에서는 공공도서관 혁신을 위한 도전-서울야외도서관의 성과를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간다.

"공간 혁신을 바탕으로 서울야외도서관이 추구한 기발함, 편리함, 유익함은 시민들에게 일상의 행복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가고 있습니다."_133쪽

저자 오지은 서울도서관장은 30년 넘게 공공도서관 현장에서 일해 온 도서관 전문가. 2022년 서울도서관장으로 부임한 이후 '건물 없는 도서관'을 표방하며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비전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김규회 선임기자